▲맨발이 좋지.
최종규
맨발이 아주 좋아어디에서든 맨발로 놀고 싶은 아이들입니다. 시골에서뿐 아니라 가끔 도시로 마실을 가더라도, 아스팔트나 전철에서도 맨발로 뛰어다니면서 놀고 싶은 아이들입니다. 두 발로 튼튼하게 서고 두 다리로 씩씩하게 달리면서 웃고 싶은 아이들입니다. 얘들아, 너희 아버지도 어릴 적에 으레 맨발로 놀려고 했단다. 어디에서나. 언제나. 아마 너희 어머니도 똑같은 몸짓으로 놀았을걸. 우리는 맨손으로 모든 것을 짓고, 우리는 맨발로 어디이든 가며, 우리는 맨몸으로 온사랑을 길어올리거든.
비랑 우산비가 오는 날 우산을 쓰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아이들입니다. '비가 올 뿐인데'라든지 '고작 우산을 쓸 뿐인데' 하고 여긴다면 아이들 마음을 못 읽는 셈이기도 하고, 어른으로서도 삶이 재미없는 노릇이로구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비가 오는 날은 비가 와서 재미있고, 땡볕이 뜨거운 날은 땡볕이 뜨겁기에 재미있으며,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이 불어서 재미있어요. 비가 와서 우산을 쓸 수 있고, 우산을 쓰며 걸어다닐 수 있으니, 이 하나로도 얼마나 새로우면서 즐거울까요. 날마다 늘 새롭다고 여기면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 때에 어린이 마음이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