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신학생들이 꾸린 신학생시국연석회의는 시국기도회를 갖고 종로5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지유석
이 학교 총학생회 측은 22일 오후 기장 총회가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6년 9월, 학교의 재단인 기장 총회는 제101회 총회에서 총장 선임 결과에 대한 인준을 거부하고 이사회 전원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을 가결했다. 하지만 2017년 올해까지도 이사회는 사퇴는커녕 기장과의 협의도 없이 총장선출 재공고를 진행하고, 독단적인 총장선출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장신대(예장통합)와 서울신대(성결교단) 학생들은 교단 목회자의 교회 세습 움직임을 규탄하고 나서는 등 각 신학교가 처한 상태는 심각하다.
대형교회 목회자, 신학교 더럽히는 주범 그렇다면 왜 교단 목회자들은 신학교 이사회 장악을 노릴까? 첫번째 이유는 명예욕이다. 여기에 정치논리가 가세한다. 즉, 교회의 대형화에 성공한 목사가 교단 신학교 장악을 노린다는 말이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가 1992년 종교재판을 열어 고 변선환 교수에 대해 출교처분을 내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신학교에 재직했다가 학내 분규로 강단을 떠난 A교수는 이 같이 말했다.
"일단 신학교 이사장이 되면 인사 선발권을 가진다. 이 권한으로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교수에 앉힌다. 이렇게 자리를 차지한 교수는 학생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든다. 말하자면 교단 내 정치 기반을 양성하는 셈이다."스위스 출신의 신학자인 칼 바르트는 신학을 일컬어 '교회에 봉사하는 학문'이라고 규정했다. 즉, 신학의 역할은 교회가 하느님의 말씀을 바로 선포하고 성례전을 바로 집행하는 가를 감시, 감독하는 데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 신학교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 신학교는 교단 안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목회자들이 말 그대로 '자기 사람 심기'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성공회대 손규태 명예교수는 자신의 저서 <한국교회와 신학적 실존>에서 한국 신학교의 현실을 이렇게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