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단식농성중인 김은주씨, 유동수 의원실 면담
김성욱
"아니 왜 이렇게 연락이 안 와... 그냥 내가 직접 갈래, 내가 간다구. 이제 3시 다 돼가는데..."22일 오후 2시 40분. 아직 약속 시간이 다 되지 않았지만 할아버지는 안절부절못했다. 그는 땅바닥에 뉘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오후 3시는 유동수 국회의원실에서 인천시 공무원들과 만나기로 한 시간이었다. 할아버지는 먼지 쌓인 폴더식 휴대전화만 계속 바라봤다. 국회 앞 단식농성 23일째다.
"기대 안 해, 나는. 지금까지 나한테 그렇게 세게 나왔던 사람들인데 내가 여기 왔다고 해서 뭐 바로 좋게 나오겠어?"담당자 안내를 받으며 국회 안으로 들어온 김은주씨(인천시 계양구, 68세)는 불편한 몸을 옮기며 정작 큰 기대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난간을 짚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의원회관은 김씨가 누워지내던 매트리스에서 불과 100m 거리에 있었다.
김씨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 부지에서 임대 농사 중이던 자신에게 인천시가 보상금 지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지난 5월 31일 국회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관련 기사 :
오줌 지리며 버틴 22일 "왜 그러냐고? 여기, 국회니까").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은 지난 21일 김씨에게 이날의 회동을 제안했다.
23일 만에 도착한 100m, "건강? 건강해서 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