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시 황산대교 인근 강물에 들어가 버려진 바가지로 강물을 퍼담아 뿌렸다.
김종술
지난 4월부터 동행중인 성가소비녀회 최다니엘 수녀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어제 구매한 드론을 띄워 올렸다. 첫 비행이었다. 서툰 실력이지만 하늘에서 바라본 강물은 온통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둔치와 강물을 분간하기도 어려웠다.
서울로 돌아가던 한겨레신문 기자가 연락을 받고 돌아왔다. 그는 눈이 따가울 정도로 진한 녹조에 아연실색했다. 핸드폰에 비닐을 씌우고 강물에 넣었다. 건진 영상이라곤 온통 까만 물속 뿐이었다. 녹조의 두께를 확인하기 위해 가슴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입었다.
시궁창 썩은 냄새가 코끝을 파고든다. 강바닥은 푹푹 빠지는 펄 밭이었다. 한발씩 들어가다 순식간에 푹 빠져들었다. 거대한 구덩이였다. 4대강 사업 당시 준설로 물속은 여기저기 웅덩이가 만들어졌다. 허우적거리다 정신을 차렸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밀려왔다. 강물에 둥둥 떠다니는 깨진 바가지를 주웠다. 강물을 퍼담아 뿌렸다. 역겨울 정도로 비린내가 풍겼다. 속이 메슥거려서 수없이 구역질을 했다. 이런 강물로 농사를 짓는다는 생각에 가슴은 먹먹해졌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최다니엘 수녀가 자꾸만 창문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