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자문위-민주당, 통신비 절감대책 발표국정기획자문위와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오전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회 브리핑실에서 통신비 절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광온 국정기획자문위 대변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이개호 국정기획자문위 경제2분과 위원장, 김정우 국정기획자문위 경제2분과 위원, 최민희 국정기획자문위 통신부문 자문위원.
권우성
국정기획자문위원회(아래 국정위)와 정부여당이 '기본료 폐지' 공약을 우선 순위에서 내리고 당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통신요금 할인으로 돌아섰다.
국정위는 22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과 2만 원대 보편 요금제 도입을 뼈대로 하는 통신비 절감 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전 국민 대상 기본료 1만1천 원(부가세 포함 1만2100원) 인하 방안은 결국 이날 발표에서 빠졌다. 국정위는 앞으로 통신사와 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어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통신업계의 강한 반발 탓에 기본료 폐지보다는 그에 상응하는 통신 요금 할인에 무게를 실었다.
이날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선택약정할인율 인상과 보편요금제다. 현재 통신소비자들이 새 단말기나 기존에 쓰던 단말기로 2년 약정을 하면 통신사에서 단말기 지원금(보조금) 대신 요금을 매달 20%까지 할인해주는데 할인 폭을 25%로 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통신소비자들이 가입한 요금제가 월 평균 4만 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현재 요금할인 금액이 월 8천 원 정도에서 월 1만 원 정도로, 월 2천 원 정도 늘어나게 된다.
국정위는 앞으로 2개월 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할인율을 높이면,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도 함께 늘어나 연 1조 원 규모 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기본료 폐지 대안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보편 요금제' 구체적 밑그림도 나왔다. 이날 국정위가 예로 든 보편 요금제는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기가바이트), 문자(무제한)를 월 2만 원(부가세 포함)에 제공한다. 이통사에서 현재 월 3만 원대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수준이어서, 요금제를 바꾸면 월 1만1천 원 정도 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국정위는 보편요금제 도입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중장기 과제로 내놨다. 법률을 바꾸더라도 보편요금제 의무화는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만 적용되지만,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도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 아울러 기존 요금제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비슷한 수준의 요금 인하나 데이터 등 기본 제공량 확대가 불가피하다.
기본료 폐지에 상응하는 통신요금 1만1천 원 인하는 저소득층에만 우선 적용한다. 국정위는 올해 하반기 중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대통령령)을 고쳐 기초연금 수급자인 어르신, 생계·의료급여 수급자인 저소득층의 통신비를 월 1만1천 원 추가 감면하기로 했다. 국정위는 신청률을 고려하면 329만 명이 최대 5173억 원 혜택을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본료 폐지 빠져... 이통사 '안도', 소비자단체 '우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