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자갈마당' 폐쇄를 위한 집담회가 21일 오후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조정훈
대구시가 성매매집결지인 중구 도원동 속칭 '자갈마당' 폐쇄를 위한 공감대를 모으는 자리를 마련했다. 오는 10월 대규모 아파트에 입주가 시작되면서 정비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 시민중심시정혁신추진위원회는 21일 오후 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김주석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과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힘내' 상담소 소장 등 전문가 7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원동 성매매 집결지 폐쇄 촉구 집담회'를 가졌다.
대구시가 나선 이유는 2004년 성매매특별법 제정 이후 자갈마당 규모가 축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도심에서 영업 중에 있기 때문이다. 또 주변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 오는 10월 입주 예정으로 정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집담회는 김주석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이 '대구 자갈마당의 변화와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뒤 토론과 참가자들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대구시청 관계자와 관련 단체, 자갈마당 성매매 종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성매매종사자들이 패널로 참석하지 못하자 이들은 "당사자들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면서 "왜 우리는 토론자로 초청하지 않았느냐"고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자갈마당 부끄러운 역사지만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해야"발제에 나선 김주석 연구위원은 "자갈마당은 일제 강점기인 1909년 야에가키초 유곽이 설치되면서 성매매집결지가 시작되었다"면서 "현재는 35개의 업소와 110여 명의 종사자들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자갈마당이 해방 이후에도 묵인과 방조, 외면의 공간으로 남아 현재까지 이어졌다"며 "성매매여성에 대한 착취 구조는 시대를 관통하여 끊임없이 유지되어 왔다"고 정의했다.
김 위원은 "자갈마당은 일제 침탈로 인한 굴욕이 고스란히 전승되어온 식민지시대 문화가 남아있는 장소"라며 "부끄러운 역사라도 사회적 기억으로 남기고 역사의 각성을 위해 대구커뮤니티의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은화 경북대 철학과 교수는 "성을 판매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신체에 대한 결정권을 내어주는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라며 "타인이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그 결정권을 넘겨준다는 것은 노예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성매매의 불법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