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40년 전 고리마을에 들어선 고리1호기(오른쪽 돔)의 모습. 우리나라 최초의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는 지난 18일 자정을 기해 영구정지에 들어갔다.
옛 고리마을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고리1호기도 해체작업을 거쳐 15년 후면 사라지게 된다.
최수상
고리추억비에는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옛 '고리' 마을의 역사와 풍광, 이를 노래한 민요, 정감했던 당시 주민들의 이름과 고리 1호기가 건립될 당시 상황이 오롯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 추억비는 이해웅 시인이 글을 짓고 오제동씨와 류영남씨가 앞뒤로 글씨를 새겼다. 비를 세운 주체는 한국전력공사 고리원자력본부였다. 1977년 6월 19일부터 임시 운전을 시작해 1978년 4월 29일부터 첫 상업운전에 들어간 고리 1호기의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87년 1월 세워졌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이다.
2015년 10월 타계해 지금은 고인이 된 이해웅 시인은 1940년에 이곳 고리에서 태어났다. 등단 후 시인은 부산시인협회장, 부산작가회의 고문을 역임했고 부산시문화상을 받은 부산 시단의 개척자였다. 그는 은퇴 후 고리향토사 편찬위원장을 맡아 623쪽에 달하는 '고리향토사와 스토리텔링'을 출간하며 늘 고향의 그리움을 간직하고 살아왔다.
이해웅 시인은 비문에서 "지금은 흘러간 정다운 이름들 악쌔기, 짜잽이, 차돌이, 골목개 노랭이, 새집할매, 대학생 면장, 청년학도야"라며 함께 살았던 마을 주민과 동무, 그리고 마을 강아지까지 추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