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양화면 내성리 수상 레저 선착장에 버려진 대야에 퍼담은 강물을 뿌렸다.
김종술
물감을 풀어도 이보다 짙을 순 없다. 페인트를 뿌려도 이런 색감을 내기는 힘들 것이다. 강물이 온통 녹색으로 물들었다. 녹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녹조가 창궐했다.
동행 중인 성가소비녀회 최다니엘 수녀와 18일 금강 녹조를 찾아 나섰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논산시 황산대교로, 이곳은 지난 10일부터 녹조가 발생했다.
입구부터 썩은 악취가 진동한다. 녹조가 발생하고 기자들이 찾아오자, 죽어서 물에 둥둥 떠다니는 물고기를 국토부·환경부 지킴이들이 수거해 수풀에 버려 놓았기 때문이다. 코를 막고 뒤따르던 최다니엘 수녀가 혼잣말을 한다.
"공원을 만들어 놨는데 냄새가 심해서인지 새들도 보이지 않아요."지난 13일보다는 녹조의 농도는 약해 보였다(관련기사:
금강에 들어간 수녀, 눈물보가 터졌다). 알고 보니, 15일 저녁 백제보와 하굿둑 수문을 열어 방류해 일시적으로 수질이 나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단 며칠 만에 강은 다시 녹조로 뒤덮이고 있었다.
녹조는 바람에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저수지나 늪지에 서식하는 수생식물인 '마름'만 더 늘어났다. 자신이 들어갔던 강물을 바라보던 수녀가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