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나루 페스티벌본나루 페스티벌 현장
조수희
티켓 구매 몇 달 후 공개된 출연진 목록에는 노벨 평화상 만년 후보자인 가수 보노가 속해있는 그룹 'U2'가 있었다. U2는 1980년에 데뷔, 12장의 앨범을 발표하고 1억 5천만 장의 음반을 판매했다. 보통 U2 공연을 좋은 좌석에서 보려면 최소 30만 원 이상이 든다. 세계적인 유명 음악잡지 '롤링스톤즈'가 선정한 위대한 아티스트 100인에도 U2가 있다. U2의 보노는 여러 국제 구호 단체에 기부하고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그는 공연 중에도 정치적 멘트를 서슴없이 한다.
U2의 음악은 기독교 정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U2의 가사 중에는 I believe in the kingdom come(왕국이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You broke the bonds(당신이 속박을 끊어주었고) 등의 기독교적 영성이 가득한 가사가 많다. 그들의 노래는 내게 신을 향한 질문이요, 사랑의 표현이다. U2는 한 번도 한국에 오지 않았기에 여태 U2의 공연을 보지 못했지만, 이제 드디어 U2를 보게 됐다.
한국 록 페스티벌에서 U2 정도의 거물급 뮤지션을 가까이서 보려면 오전부터 밤까지 꼼짝 말고 관객석 앞줄을 지켜야 했다. 록 페스티벌에서는 드넓은 풀밭 위에 선착순으로 줄을 선후 선채로 공연을 관람해야 한다. 미국도 U2 정도의 뮤지션을 보려면 경쟁이 치열하겠지 하는 마음에 U2의 공연 시간인 밤 11시보다 4시간이나 일찍 줄을 섰다.
예상외로 맨 앞줄에 들어가려 줄 서 있는 사람은 많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맨 앞줄은 텅텅 비어 있었다. 대부분의 관객은 관람객 맨 뒷자리에서 캠핑 의자를 펴 놓고 편하게 공연을 구경했다. 거물급 록 밴드의 공연이 수도 없이 많은 미국이니 사람들이 유명 뮤지션을 가까이 보겠다고 조바심내지 않는 걸까.
쓰라린 눈을 1초에 10번씩은 끔벅이며 4시간을 기다린 끝에 무대에선 U2를 봤다. "오 마이갓, 내가 보노를 보다니!"믿기지 않는 현실이었다. U2의 베스트 앨범 'JoshuaTree'의 히트곡 'Where the street have no name', 'I still haven't found what I am looking for', 'With or without you"이 울려 퍼졌다. 울컥하는 기분에 잠겨버린 목을 가다듬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안구통증을 견디며 보노와 같이 노래를 불렀다.
미국 애들과 놀기는 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