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식을 축하해주러 오는 지인들에게 나눠줄 목적으로 준비한 타올.
이생곤
진수식이 가져다준 이웃들 간의 소통이곳 무녀도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육지와는 거리가 먼 고군산군도 중 이름 없는 한 개 섬에 불과했다. 그러나 관광지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요즘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기자의 눈에는 꽤나 인상이 깊었다.
물질은 풍요로워졌지만, 인심은 왜 그리도 각박해졌는지, 문명의 이기들은 각자의 집에 잘 갖춰져 시간도 풍족해졌건만 소통하는 데는 왜 그리도 각박해졌는지...
먹거리가 거의 떨어져 갈 때쯤 젊은 축에 속하는 한 분께서 의미심장하게 한마디 한다.
"오늘 정열이 진수식 때문에 오랜만에 마을 사람들이 즐겁게 노는 것 같네요. 앞으로도 서로 웃고 즐기는 날이 많아졌으면 좋겄네요."진수식을 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젊응께 큰돈 들여 이런 것(배를 짓는 것)도 가능하지, 우리 같이 늙은 사람들은 절대 못혀,참말로 대견허고만."진수식을 축하해주러 온 사람들 중 환갑이 넘은 분들도 상당했다. 진심 어린 축하의 메시지에 속에는 젊었을 적 자신의 처지와 교차가 되는 듯 아쉬움도 조금은 뭍어나는 멘트였다.
"정열이 형님이 스타트 끊었응께, 쫌있음 나도 한번 진수식 할라요. 기다려 봐요.""아따 니가 돈이 어디있다고 그리 나서냐.. 나도 아직 생각을 못혔는디... 이게 아무나 허는 거냐.. 돈이 있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녀... 사업 운이 있어야지 이것도 허는 거지."옆에서 젊은 친구들도 한마디 거든다.
45세 젊은이 윤정열 사장, 동네 분들과 지인들의 진심 어린 축하를 받으면서 그가 남긴 한마디가 기자의 뇌리에 깊게 박힌다.
"섬 생활이 누구나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어릴적 저에겐 먹고사는 것이 되게 힘이 들었어요. 이 만큼 오기까지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의 도움이 무척이나 힘이 되었네요. 지금 보다 더 성공하다라도 자만하지 않고 주변을 살피는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좋은 음식과 오순도순 이웃들과 나누는 환담에 어느덧 회복된 듯한 마을의 인심을 푸근하게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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