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신당, 프랑스 총선 압승... 거대 여당 탄생

집권당 앙마르슈, 1차 투표 출구조사서 최대 445석 전망

등록 2017.06.12 12:04수정 2017.06.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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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의 총선 압승을 보도하는 AP뉴스 갈무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의 총선 압승을 보도하는 AP뉴스 갈무리.AP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신당이 총선에서도 역사적인 압승을 거뒀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치러진 프랑스 총선 1차 투표 출구조사 결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와 민주운동당(MoDem) 연합이 최대 445석을 휩쓸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하원 전체 577석의 77%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다. 지난 1968년 총선에서 '국민 영웅' 샤를 드골 전 대통령의 공화국민주연합(UDR)이 달성했던 의석 비중(72%)도 훨씬 넘어선다.

프랑스 내무부는 1차 투표에서 앙마르슈 후보들이 32.3%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중도우파 공화당은 16%, 집권당이었던 사회당은 7.4%에 그쳤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13.2%를 차지했다.

역대 프랑스 총선에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400석이 넘는 거대 여당이 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더구나 앙마르슈는 불과 1년 전 만들어진 신생 정당이다.

이번 총선은 높은 실업률과 경기 침체에 지친 유권자들이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 공약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결과다. 앙마르슈 대변인은 "개혁을 강력하고 신속하게 추진하라는 프랑스 국민의 뜻이 담겼다"라고 평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에서 경제 개혁, 이념 타파, 유럽연합(EU) 통합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프랑스의 양대 주류 정당인 공화당과 사회당, FN의 극우 돌풍을 모두 제압하고 대권을 잡았다.


그러나 앙마르슈가 신생 정당인 탓에 의석이 전혀 없던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정치 신인을 대거 발탁하고, 전체 공천자의 절반을 여성에게 할당하는 등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 성공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강대국 정상들과의 외교 무대에서도 강단 있는 면모를 과시하면서 유권자들의 신임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사상 최악의 투표율... '정치 혐오'는 여전

반면 야당은 일당 독주 체제가 될 것이라며 다음 주 치러질 결선 투표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프랑스 총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선거구에서 12.5% 이상을 득표한 후보들이 결선 투표를 치른다.

전 집권당이었던 사회당의 장크리스토프 캉바델리 대표는 "이렇게 되면 누구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프랑스는 민주적 논쟁이 없는 의회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49% 안팎에 그친 역대 최저 수준의 투표율도 숙제로 남았다. 무능한 정치권에 대한 혐오가 뿌리 깊은 데다가 앙마르슈가 대승을 거둘 것이라는 여론조사들이 쏟아지면서 투표율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마크롱 대통령이 대선과 총선에서 거둔 엄청난 성과는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결국 선거에 불과하다"라며 "이제 실제 개혁이라는 더 어려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앙마르슈 #프랑스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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