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뢰브르 노트르담 박물관.소박한 건물이지만 스트라스부르의 훌륭한 종교 유물을 담고 있다.
노시경
규모는 꽤 큰 건물이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작고 아담했다. 건물 출입문의 오른편 옆에는 건물의 오랜 역사를 알리는 동판이 자랑스럽게 붙어 있었다. 샤토 광장에 서서 건물의 정면을 볼 때 왼쪽 건물은 1347년, 오른쪽 건물은 1579년에 각각 건축되었다고 되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시대 말에 최초로 건축된 건물이니 역사가 오랜 전통의 건물이다.
현재 이 건축물은 건물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종교미술 전문 박물관이 되어 있다. 1931년에 뢰브르 노트르담 박물관(Musée de l'Œuvre Notre-Dame)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2차 세계대전 때 포격으로 건물이 일부 파괴되자 박물관의 문을 닫았다가 1956년에 다시 문을 열었다. 이 역사적인 박물관에는 중세시기부터 르네상스 시기까지의 알자스와 스트라스부르 지방의 종교적인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다. 역사가 오랜 만큼 유물들의 희소성이 높아서 현재는 스트라스부르의 주요 박물관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박물관 설명문을 읽은 나는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기 전에 광장에 서서 박물관 외관을 다시 둘러보았다. 박물관 건물은 현재 고딕, 르네상스 양식과 함께 알자스 고유의 전통 건축양식들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 박물관 건물에서는 독일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나는 박물관 입구 매표소의 안내인에게 물어보았다.
"프랑스인데, 이 건물은 꼭 독일 쪽에서 보던 독일 집들같이 생겼는데요?""이 건물이 독일에 점령당했을 당시 독일인들에 의해 개축되었기 때문입니다. 독일점령 당시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건물을 부수지 않고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지요. 스트라스부르를 독일이 점령하고 있었던 기간도 길고 지금도 국경 너머 독일을 왕래하는 스트라스부르 인들이 많다 보니 독일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