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굴암골굴암으로 오르는 돌계단
이상명
골굴암이 세워진 이곳은 오랜 옛날 화산에서 분출된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암석은 비바람에 약해서 보다 쉽게 깎여 나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암석이 비바람에 깎여나갈 때 암석에 포함된 크고 작은 암석덩어리들이 빠져나간 자리가 수많은 구멍들을 만들었고, 이 구멍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커지게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구멍들이 수없이 발달한 것을 '타포니'라고 부르는데, 골굴사의 골굴암은 이러한 타포니 동굴을 다듬어서 석실을 만들고 불상을 배치한 석굴입니다. 이는 단단한 화강암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특이한 것으로 신라인들이 암석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골굴사는 자연적으로 발달된 타포니와 신라인들의 불교 예술이 조화를 이룬 가치 있는 명소입니다. 조용하고 한적하며 웅장하지는 않지만 기품있는 곳이었습니다.
불국사가 웅장함과 화려함을 자랑한다면 골굴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기품과 자연이 주는 숨은 매력이 존재하는 곳이었습니다.
경주의 대표적 명소 불국사와 골굴사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경주 방문에서 불국사를 가본 후의 느낌보다는 골굴사에서 받았던 깊음과 수려함이 더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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