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와 창원산림조합은 최근 용추계곡 산사태 복구공사를 하다 중단했고, 계곡에 중장비 이동통보를 만들면서 나무를 베어내기도 했다.
윤성효
1급수 서식 생물이 사는 창원 용추계곡에 사방댐과 돌 쌓기 등 '산사태 복구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환경시민단체와 토목전문가들이 '공사 백지화'를 요구했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7일 오후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와 함께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이같이 지적했다. 창원시는 지난 5월 30일부터 공사를 중단했다.
용추계곡은 2016년 10월 6일 닥친 태풍 '차바' 때 폭우로 인해 등산로가 심하게 파괴되었다. 창원시는 예산 4억원을 들여 지난 3월 말부터 8월까지 산사태 복구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입구에서 1km 상류 지점(용추7교~용추8교 사이)에 높이 5m의 '사방댐'을 짓고, 계곡 가장자리에 돌을 쌓는 공사다. 창원시는 이 공사를 위해 계곡에 중장비 이동통로를 만드는 작업을 벌이고, 일부 나무를 베어내기도 했다.
또 창원시는 계곡에 있는 큰 바위를 깨기도 했고, 바위를 가장자리로 치우거나 모아놓기도 했다.
현장을 본 박재현 교수는 "돌을 쌓는 과정에서 콘크리트를 사용하게 되고 인공미를 가미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창원시가 계획하는 대로 공사를 해놓으면 오히려 유속이 더 빨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태풍 피해를 입더라도 이런 계곡은 그대로 자연적으로 두는 게 맞고, 파괴된 등산로나 넘어진 나무는 그 부분만 복구하거나 제거하면 된다"고 말했다.
사방댐에 대해, 그는 "대개 사방댐은 산사태를 막기 위해 계곡 하류에 설치해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며 "그런데 용추계곡은 하류인 길상사 앞에 저수지가 있어 그곳이 사방댐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는 "계곡에 있는 큰 바위를 옮기거나 깨서는 안 된다. 큰 바위는 홍수 때 물 흐름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곽요한 경남생명의숲 사무국장은 "용추계곡은 창원의 어느 곳보다 뛰어난 식생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전 가치가 높다. 지난 주말에도 이곳에서 나비 10여 종을 봤다"며 "이곳은 원시 상태로 보전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공사가 한창인 지역 옆에는 "야생화 군락지 조성 관리지역"이라는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강창원 마창진환경운동연합 회원른 "이 계곡 아래 동네에 사는데, 여태까지 계곡으로 인해 피해를 본 적은 없다"며 "식생 서식이 좋은 계곡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