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이사회 퇴진과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며 캠퍼스 한 가운데 텐트를 설치했다.
고동완
'3신'도 도마 위에감신대뿐 아니라 '3신'도 문제다. 3신은 한신대와 총신대, 침례신대를 일컫는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소속인 한신대는 이사회가 교수협의회에서 추천한 1위와 2위 후보를 총장으로 결정해온 방침을 뒤집고, 3위 후보를 골라 논란이다. 김계호 한신대 부총학생회장은 "이사회에선 별다른 설명 없이 사립학교법에 근거해 총장을 뽑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이사회의 의결정족수가 과반수이면 총장 선임과 같은 사안을 결정하는 데 하자가 없다고 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 소속 총신대도 내홍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총신대는 감신대와 달리 총회(교단)와 학교가 갈등으로 양분된 상태다. 총회는 김영우 총장을 비롯한 몇몇 이사가 학교 운영을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교단 차원에서 이사를 해임하자는 결의를 했다. 그러나 학교는 한신대처럼 사립학교법을 내세워 결의에 응하지 않았다. 결의는 교단 소속에 그쳐 교육부 감독 아래에 있는 이사회를 어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침례신학대 역시 총신대와 비슷한 양상이다. 이사회 정원 11명 중 4명을 교단에서 추천하도록 한 정관에 따라 총회는 이사를 보냈지만, 이사회에선 4명 모두를 받지 않고 있다. 결국, 최소 의결정족수인 6명의 이사로 이사회가 꾸려져 오다 이사 2명이 소송에 걸리면서 학내 현안을 처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동희 침례신학대 총학생회장은 "대학구조평가에서 '유예'를 받아 컨설팅을 수행해야 하는데, 학교 행정부서에서 준비를 다 해놔도 이사회에서 승인이 나질 않아 추진을 못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신앙의 이름으로 성역화... 이사진 변화 없이는 당장 해결 어려워문제를 겪고 있는 기독교 사학은 삼중고에 빠져 있다고 한다. 종합 대학보다 구성원이 적다 보니 사회에서 관심을 덜 가질 수밖에 없는 위치이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학내 여론의 응집도 떨어지는 데다 신앙의 권위에 반항한다는 시선 때문에 학생들이 목소리를 잘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교회 교인들이 선거권이 있다 보니 이사를 겸임한 목사에 정치인들도 감히 말을 못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들어지는 관심을 어떻게 붙잡을지 학생들의 고민도 짙어지고 있다. 장혁 감신대 신학과 학생은 "채플이 화요일, 목요일마다 열리는데, 설교자와 목회자가 농성 텐트를 지나쳐도 그저 무관심하다"면서 아쉬워했다. 이훈 총신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재단 운영을 둘러싸고 정치적인 싸움이 계속되면서 학내 여론도 약해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학생들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 건, 지난해 11월 부산대와 올해 5월 이화여대가 처음으로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하면서 직선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직접 개입해서 문제를 풀려고 하지 않는 이상, 이사회에 힘이 실리는 현행 구조에서 이사진의 전향적인 자세 없이는 직선제도, 문제 해결을 위한 다른 방안도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연덕원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법인 이사진이 학내 의견을 수렴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며 "이들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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