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손실 책임전가 논란 '인하대 총장' 해임 여론 거세

교수회·노조·학생회 "정석인하학원은 총장을 즉각 해임하라"

등록 2017.06.06 10:29수정 2017.06.06 10:29
0
원고료로 응원
최순자 인하대학교 총장이 지난 1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한진해운 부실채권 130억 원 손실'에 대한 책임을 교수와 직원에게 떠넘기려 한 데 대한 역풍이 거세다. 인하대교수회와 직원노동조합, 학생대표기구는 지난 5일 공동성명을 내고 정석인하학원에 최 총장 해임을 촉구했다(관련기사 : 인하대 총장, 교직원에 '130억 손실 책임' 넘기려다 사면초가).

올해 2월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인하대가 기금으로 매입한 한진해운 채권 130억 원이 휴지조각이 돼 버렸다. 최순자 총장은 기금운용위원회의 규정을 준수해 투자했다고 해명했지만, 기금운용위는 열리지 않았고 총장과 사무처장이 결정해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인하대는 투자관리지침서 규정 또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5년 12월 21일 한진해운 회사채의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투기)등급인 'BB+'로 강등 됐을 때, 인하대는 기금운용위를 열고 투자지침서대로 회수를 했어야 했지만, 열지 않고 그대로 방치했다.

더 큰 문제는 한진해운 채권의 수익률이 이 때부터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해, 투자지침서의 허용위험한도인 -5%를 초과하는 상태가 장기간 지속 됐음에도, 이를 방치했다.

최 총장은 파문이 커지자 지난 3월 재정건전위원회(=진상조사위, 위원장 대외부총장)를 구성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최 총장이 임명한 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조사위원회는 교수회와 노조, 학생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을 뿐더러, 부총장이 자신을 임명한 총장을 조사할리 만무했다.

이에 교수회와 노조 등은 별도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섰다. 인하대가 한진해운 채권을 매입할 때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리지 않았고, 투자지침서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이 진상조사위의 활동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5월 16일과 26일 인하대가 재정건전위원회의 요구라며, 기금운용위원회와 관련 있던 당사자에 대한 징계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소집하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총장에게 가장 큰 책임 있는데, 총장을 빼고 교직원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학교가 인사위원회를 소집한다고 했을 때 일부 인사위원들이 참석을 '보이콧' 하면서 무산됐다. 그리고 지난 1일 진통 끝에 교원인사위원회와 직원인사위원회가 차례로 열렸고, 교원에 징계여부 검토 안은 기각됐고, 직원 또한 아무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인하대는 이 일로 현재 홍역을 치르고 있다. 교수 사회에서는 '정작 책임이 있는 현재 보직교수들은 문책하지 않고 애꿎은 전임자들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을 자행했다'는 비판과 탄식이 확산됐다.

인사위원회에 회부 된 전임 부총장 두 명은 기금운용위원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결정과 운영을 전 현직 총장과 전 현직 사무처장이 결정하고, 심지어 기금운영위를 안 열고 결재를 위한 사인만 받았다는 것을 학교 구성원 대부분이 아는 상황에서, 최 총장과 교무위원 등이 최 총장의 책임을 떠넘기려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교수회 의장 폭행논란에 손실 책임전가 '설상가상'

학교 구성원들은 이미 최 총장에게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이는 지난 4월 5일 열린 정기총회 때 교수회가 총장사퇴를 안건의 부의해 91.7%의 찬성률로 총장의 사퇴를 결의했고, 같은 날 개최 된 직원노조 정기총회에서는 무려 99% 찬성으로 총장 퇴진을 요구했다.

이처럼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지난 5월 대학 최고의결기구인 대학평의원회 때 총장 측 평의원들이 폐회 선언 후 퇴장하려던 평의원회 의장인 교수회 의장을 둘러싸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학교 당국이 인공지능공학과 신설과 이에 따른 공과대학과 사회과학대학 감축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안을 밀어붙이려 하자, 평의원회 의장은 '학내 구성원들과 협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건으로서 요건을 갖추지 못해 안건을 각하 한다'고 선언하고 폐회로 맞섰다.

인하대교수회 관계자는 "의장이 안건 심의를 각하했다는 이유로 총장이 자신의 하수인들을 동원해 집단적으로 겁박하는 폭력을 가했다. 심지어 회의실 출입문을 잠그고 감금함으로써 의장이 119에 구조를 요청하는 사태까지 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하대는 "출입문을 밀치고 나오는 과정에서 문에 부딪히면서 의장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사료되고, 의장이 자신을 못나가게 하려는 사람이 자신을 껴안은 것으로 오인한 것으로 추측되며,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교수들과 학생들의 회의장 진입이 우려 돼 문을 잠갔으나, 의장이 출입문 쪽으로 오자 바로 열어줬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130억 원에 대한 책임을 교직원에 떠넘기려 인사위원회까지 소집하자 학교 구성원들의 최 총장에 대한 불신은 최고조에 도달했다.

인하대교수회와 직원노조, 학생대표 중앙운영위원회는 5일 "최 총장이 그동안 보여준 반민주적인 대학 운영과 후안무치한 불법행태는 학교에 막대한 재산상의 피해를 입혔음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인하대를 조롱거리로 만들어 구성원들을 수치와 절망의 나락에 빠뜨리고 있다"며 "더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인하대 모든 구성원들은 한마음으로 최 총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학교법인에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인하대 #한진해운 #한진 #정석인하학원 #최순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