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일본 구마모토현 교육회관에서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회원들이 '명성황후 122주기 기념 한일 심포지엄'을 분히고 있다., 일한의 과거를 직시해 우호를'이라는 제목의 글씨가 걸려 있다. 왼쪽에는 명성황후 초상화와 가해자 후손의 사진이 함께 놓여 있다.
심규상
2일 오전 11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 후손들이 가해자의 나라, 가해자의 땅에 들어섰다. 일본 구마모토다.
구마모토가 명성황후를 시해한 가해자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다. 우선 시해범 48명 중 21명이 구마모토 출신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 침공의 선봉에 섰던 가토 기요마사(구마모토성 영주)를 비롯해 구마모토는 한반도 침략의 전진기지였다.
일본 땅을 밟은 사람들은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홍릉봉향회'(아래 홍릉 봉향회)회원 15명이다. 이들은 여주 홍릉에 안장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를 추모하는 제사를 주관하고 있다. 고종황제의 증손인 이원 대한황실문화원 총재도 함께 했다.
같은 시간, 일본 구마모토현 교육회관 앞. 수십여 명의 사람들이 회관 로비로 들어섰다. 이날 오후 2시 예정된 심포지엄을 준비하기 위해 모인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 소속 회원들이다.
'명성황후를 생각하는 모임'은 지난 2004년 구마모토에 사는 일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다. 단체 결성 이후 회원들은 매년 한국 홍릉의 명성황후 묘소를 참배한다. 이날 홍릉봉향회 심포지엄을 주최한 단체이기도 하다.
이들은 도착하자마자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먹기 시작했다. 이른 점심을 먹은 후 행사 준비로 분주해졌다.
가해자의 땅에서 열린 추모 심포지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