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LAG의 로고
성소수자 부모모임
참고로 PFLAG(Parents, Families and Friends ofLesbians and Gays)은 1972년 미국에서 게이아들을 둔 한 어머니가 만든 가족과 지지자(ally)의모임으로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성소수자 지지 단체다.
클라라 윤씨는 2016년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아시아 LGBT 부모모임 초청 포럼'에 참석했고, 나는 어색한 마음으로 강의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클라라씨에게 다가가 첫 인사를 하는데 입을 떼기도 전에 눈물부터 쏟아졌다. 어떻게 소개를 끝냈는지 기억이 없을 정도로. 이렇게 클라라씨와 만나며 자연스럽게 한국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일하시는 부모님들까지 만나게 되었다.
한국의 성소수자 부모모임은 오솔(활동가), 게이아들을 둔 두 어머니와 트랜스젠더 딸을 둔 어머니 한 분이 모여서 만든 모임이다. 2016년 5월 당시 전국에서 약 20여 명의 부모님이 모였다.
부모 모임은 매달 부모, 가족들 그리고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모여 본인 이야기도하고 상대방 이야기도 들으며 서로 위로했다. 당사자들의 커밍아웃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모임이다.
부모모임을 알게 되면서 처음으로 서울시청에서 열린 퀴어 퍼레이드에도 참석하였다. 몇 년 전 시카고에서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구경한 적 있었는데 신나는 축제 분위기가 기억에 남는다. 많은 기업의 후원, 얼굴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정치인들의 방문까지. 정말이지 놀라운 광경이었다.
반면 서울에서의 퍼레이드는 또 다른 면에서 나를 놀라게 했다. 방송에서만 보던 기독교단체의 혐오세력들이 피켓을 들고 외치는 구호들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신념은 정말로 놀라웠다.
이어 대구 퀴어퍼레이드, 올랜드참사 촛불집회, TDOR(트랜스젠더 추모의날) 등 각종 행사에 참가하면서 이것이 바로 우리 아이가 겪어야 할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마음 아팠다.
그래도 내가 부모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아이의 목소리는 밝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이야깃거리가 늘어났다. 모임에서 만난 친구나 부모들 이야기, 활동하면서 겪는 어려움, 보람을 느끼는 순간들. 전에는 쉽게할 수 없었던 얘기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아이의 마음이 많이 편해졌을 것이다.
또 가족들이 지지해주고 대외활동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친구들 사이에서 자랑거리가 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