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산 숲길
유혜준
지난주에 서울둘레길 8개 코스 가운데 가장 난이도가 높은 수락-불암산 코스를 걸었더니, 이번 주는 여유만만이다. 이번에 걸은 서울둘레길 2코스 용마-아차산 코스는 전체 길이가 12.6km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요예상시간은 5시간 10분, 난이도는 중급. 8시간도 걸었는데 5시간쯤 걷는 거야 땅 짚고 헤엄치기지.
용마-아차산 코스 난이도가 중급인 것은 '깔딱고개'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만 빼면 난이도는 초급과 중급 사이 정도? 부담 없이 쉬엄쉬엄 걸을 수 있는 길이라 집을 나서는 발걸음도 가벼웠다. 보통 때보다 30분 정도 늦게 집에서 출발했다.
용마-아차산 코스는 화랑대역 4번 출구에서 출발해 광나루역에서 끝난다. 서울둘레길은 참으로 교묘하게 출발지점과 도착지점을 선정했다. 출발지와 도착지가 죄다 전철역이다. 그만큼 접근성이 좋다. 출발지를 어떻게 찾아가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서 좋다. 덕분에 서울둘레길을 걸으면서 전철역 순례도 같이 한다. 지금까지 석수역, 가양역, 구파발역, 도봉산역, 화랑대역, 광나루역을 둘러봤다. 가양역, 도봉산역, 화랑대역, 광나루역은 서울둘레길을 걸은 덕분에 처음 가봤다.
그게 뭐 특별한 일이냐고 묻는다면 딱히 대답할 말은 없지만, 그래도 가보지 않은 곳을 가는 건 재미있는 일이 아닐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그곳이 어디든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