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호고의 '대선 모의투표' 사진 전시회 작품.
윤근혁
'19금, 투표연령 제한법'을 겨냥한 '합법적인 반란'이 전국 3개 고교에서 일어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그동안 '공직선거법 위반' 걱정에 '학교 안 투표'를 벌이지 못했던 학교들이 이번엔 대선 하루를 앞두고 대선 후보 모의투표를 벌이기로 용기를 낸 것이다(관련기사 :
교육선진국은 학교 모의투표 '대박', 한국은 '쪽박').
스스로 입 닫은 교사들, 학생 주도 선거 '학습' 진행
22일, 이들 학교 가운데 하나인 서울 성동구에 있는 금호고를 방문했다. 이날 오전, 이 학교 본관 3층 전시실에 들어서자 지난 8일 벌인 모의투표 모습 사진과 19대 대통령을 향한 바람을 담은 '소망나무'가 보였다. 대선 모의투표 전시회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 개교한 혁신학교인 이 학교는 대선 하루 전인 지난 8일 학교 차원에서 대선후보자 13명의 실명을 내걸고 모의투표를 벌였다. 참여 학생은 이 학교 1학년 학생 157명이었다. 신생학교이기 때문에 1학년만 있는 이 학교의 투표율은 97.5%였다.
이 학교 교사들은 선거기간에 맞춰 <사회>와 <역사> 교과 프로젝트 학습(생활주변 주제 문제해결학습)을 펼쳤다. 학생들은 모둠별로 지지후보의 공보를 직접 만들고 공약 발표 시간을 갖는 방식으로 선거 '학습'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어느 후보에도 치우치지 않는 '엄정 중립' 태도를 보였다. 교사들은 스스로 입은 닫은 반면, 학생들의 입을 열도록 한 것이다. 학교도 중앙선관위로부터 "대선 개표일 뒤에 모의투표 개표를 하면 학교 안에서 모의투표를 해도 무방하다"는 답변을 받은 뒤였다.
모의투표 날인 지난 8일 이 학교 모의투표장 옆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는 홍보물이 붙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플라톤)어른들의 대선 개표일 하루 뒤인 지난 10일 투표함을 열었다. 결과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뽑혔다. 특표율은 29.9%(47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