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만 원짜리 '샤넬 부메랑', 욕먹는 이유는?

샤넬 부메랑, 호주 원주민 문화 '모욕' 논란

등록 2017.05.17 07:33수정 2017.05.17 07:33
0
원고료로 응원
 '샤넬 부메랑' 논란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샤넬 부메랑' 논란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BBC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선보인 고가의 부메랑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샤넬은 최근 부메랑 액세서리를 출시했다. 원목과 합성수지로 만들고 샤넬 로고가 새겨진 부메랑의 가격은 1500달러(약 22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샤넬 부메랑은 소셜미디어에서 조롱과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쓸모없는 물건에 샤넬 로고를 새겼다는 이유로 비싼 가격에 파는 것뿐만 아니라 호주 원주민 문화를 도용하고 모욕했다는 것이다.

호주 원주민의 사냥용 무기였던 부메랑은 호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인기 기념품이다. 원주민 예술가들이 직접 제작하고 판매하며, 이는 원주민 공동체를 위한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원주민 예술가 비비 바르바는 "부메랑은 호주 원주민의 문화적 상징"이라며 "부메랑에 넣는 그림은 지역이나 의미에 따라 다르며, 한 세대의 문화와 전통을 다음 세대로 이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제품 싫어하는 샤넬이 원주민 문화 도용?

호주 정부의 원주민 예술 법무를 총괄하는 가브리엘 설리번은 "대량 생산하는 관광 기념품은 원주민 공동체에 큰 타격을 준다"라며 "중국이나 인도네시아에서 만든 가짜 공예품의 수입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호주 원주민 박물관도 "샤넬 부메랑은 서구 사회가 호주 원주민 문화와 지식을 틀에 박힌 물건으로 단순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빼고 싸구려 가짜 부메랑과 다를 바 없다"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진정한 원주민 문화를 느끼려면 3년 동안 돈을 모아야겠다", "샤넬은 복제품을 싫어하고 보상을 요구하는 데, 이번에는 샤넬이 호주 원주민에게 보상하면 되겠다" 등의 조롱을 쏟아내고 있다.


한 예술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명품 브랜드가 만들었다는 이유로 비싼 값을 주고 사서 희열을 느끼는 것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라며 "그러나 (샤넬 부메랑은) 호주 원주민 문화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샤넬 측은 "우리는 모든 문화를 존중한다"라며 "일부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샤넬 #부메랑 #호주 원주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