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과의 수장고가 일행들에게 개방됐다. 비밀의 문이 열린 것이다. 호기심 천국이었다.
강찬호
환경보건시민센터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세계 환경피해가 집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을 국내에 알리는 문제를 고민했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기억하고,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시간을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5월 초가 연휴와 대선으로 예외적인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특별한 기획 행사를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상황입니다.
동시에 가피모 등 피해가족의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무엇이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 연장에서 국립생물자원관으로 특별한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가피모 홈페이지와 피해자 활동 밴드 등에 행사를 알리고 희망자를 모집했습니다. 연휴가 끝난 다음 주라 참가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행사 규모를 떠나 5월 어린이날을 중심으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장황하게(?) 이야기를 한 이유입니다.
처음부터 작은 규모의 행사로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네 가족이 모였습니다. 작은 규모지만, 국립생물자원과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정성스럽게 프로그램을 준비해 운영했습니다.
11시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관 입구에서 만나 전시해설사의 안내를 받고 1층과 2층 전시 코너를 둘러봤습니다. 백운석 관장님과 몇 분들의 직원들이 나와서 직접 응대를 해주고 전 일정을 함께 해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프로그램이려니 했는데, 막상 자원관을 둘러보니 생물 자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에 어른들도 시선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전시해설사의 풍부한 이야기가 한몫했습니다. 백 관장님은 "최고로 잘하는 '프로 해설사'를 배치했다"고 너스레를 합니다. 어떻게 그 많은 전시 내용에 대해 '줄줄이' 해설하는지 놀랐습니다. 체험 학습 등 학생들 학습여행지로 제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어 구내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식사 장소로 이동하니, 이미 식사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자원관 직원들이 별도로 마련해 준 것입니다. 돈가스와 볶음밥. 아이들이 좋아할 메뉴입니다. 김치찌개도 있긴 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해 생략하고 두 개 메뉴로 준비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특별한 손님맞이였습니다. 누구에게는 업무 외의 일이 될 수도 있는데, 정성과 시간을 낸 것입니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한 시간 정도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밀의 문' 열고 두루미의 눈물 본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