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YMCA는 16일 오전 7시 회관에서 허정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경남선거대책위' 상임위원장을 초청해 "대선, 경남의 민심은"이란 제목으로 아침논단을 열었다.
윤성효
허 위원장은 "촛불은 혁명이다. 혁명은 민중이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 질서를 만든 것이다. 역사는 촛불혁명이라 할 것"이라며 "처음에는 국정농단을 규탄했지만, 날이 지나면서 다양한 요구가 나오고, 우리 사회가 나아갈 지향점도 다양하게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촛불은 막걸리병 밑에 찌꺼기가 깔아 앉아 있다가 흔들어서 위로 올라와 분출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더라"며 "찌꺼기처럼 깔린 것은 '국정농단'과 '세월호', '노무현 죽음', '빈부 격차', '소외받은 민중'등 모든 적폐들이다. 그런 것들이 촛불 집회를 통해 분출되었다"고 했다.
그는 "민중이 들고일어난 것이다. 민중봉기는 벌떼처럼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런데 헌법 절차에 따라 정권교체를 성공한 것으로, 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것"이라며 "최고 책임자를 무너뜨리고 감방에 넣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인류 역사상 한 사람도 죽지 않았다는 것은 세계 최초다"고 평가했다.
허 위원장은 이번 대선의 경우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은 점이 의미가 크다고 했다. 그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정부 때 영남은 초상집이었다. 이번에는 영남에서 1등은 하지 못했지만, 부산울산경남은 거의 비기고 대구경북에서 2위 하면서 전국 고른 지지를 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지난 참여정부의 실패를 경험한 대통령이 큰 특징이다. 이번에는 실패할 가능성은 훨씬 적다. 사람이 두 번 실패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허 위원장은 "이번 대선이 있기까지는 2009년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부터 시작한 전설과 같은 드라마였다"며 "두 사람(노무현, 문재인)이 있었는데 한 사람이 억울하게 죽고, 한 사람이 그다음에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은 전설 속에 나올 일이다. 무게도 있고 슬프고 자랑스럽기도 한 이야기다"고 말했다.
"선거일 늦었다면 홍준표 지지율 더 높아졌을 것"22일간 선거운동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선거운동 직전에는 자유한국당이 공격이나 방어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5월 들어서 경남에서는 우리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 내려갔다. 선거일이 더 늦었더라면 홍준표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풀이했다.
그는 "저는 창원과 마산지역을 주로 돌았는데, 처음 닷새 정도 자유한국당은 거의 유세를 하지 않았다"며 "부끄러워서 연단에 올라서 홍준표를 찍어 달라는 말을 못 하는 것 같았다. 자당 소속 대통령이 잘못해서 선거하는데 다시 자당 후보를 찍어달라는 게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었던 것이고, 거기다가 홍준표라는 사람이 저지른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 찍어 달라고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선거초반에는 유세를 하지 않고, 차량에서 음악만 털어놓았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나 도의원, 시의원은 처음에는 유세하지 않고 그냥 걸어 다니며 인사만 하더라"며 "경남 어느 한 도시의 경우, 도의원과 시의원들이 서로 지역구를 바꿔가며 유세했다. 다른 지역구에서는 사람들이 의원들의 얼굴을 모르니까 그랬던 것이다"고 했다.
허 위원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바뀌었다. 중반부터는 그냥 올라와서 연설했다. 그래도 점잖게 했다. 유세를 해도 박수를 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자유한국당이 잘한다고 박수칠 수 없었던 모양이다"며 "그런데 후반으로 가면서 박수도 치고 하면서 분위기가 달랐다"고 했다.
경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홍준표 후보보다 득표율이 0.51% 적었다. 그러나 김해, 양산, 거제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겼다.
허 위원장은 "지역별 온도 차가 컸다. 김해 양산 거제는 이길 줄 알았다. 창원은 평균 성적이었다"며 "서부경남 지역에 가면, 문재인 지지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 누구도 홍준표 후보가 훌륭해서 지지한다는 사람은 못 만났다. 그것이 자유한국당의 선거전략 실패였다고 본다"며 "자유한국당이 5년 뒤에도 홍 후보를 내세우면 민주당이 언제 싸워도 이긴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어느 선거든 간에 후보의 자랑거리가 많아야 선거운동원들도 신명이 날 것"이라며 "일반 사람한테서 홍 후보가 훌륭해서 찍는다는 말은 별로 못 들었다. 대신에 문재인 후보가 '빨갱이'라서 홍 후보를 찍는다는 말은 들었다. 종북론은 고질병과 같은 것이다. 이 부분에서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종북론은 고질병과 같은 것, 마음 아팠다"그는 "평소 잘 알고, 매너도 있으며 점잖은 사람이 홍 후보를 위해 유세를 하는데, 문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북한에 갖다 바칠지 모른다고 하더라"며 "다음에 만나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선거운동 기간에 그분한테 전화하려고 하다가 집사람이 말려서 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후보가 선거운동 때 군복 입고 총 들고 있는 얼굴에 먹칠을 한 사진을 찍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나를 믿어 달라'고 했다"며 "격조 높은 나라에서 이런 사진으로 선거운동을 했다면 떨어졌을 것이다. 왜 이렇게 선거를 해야 하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