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주 민준이입니다. 석 달 가까이 되었습니다.
전갑남
그보다는 손주를 집에 데려온다니 기쁨이 더합니다. 우리 손자가 태어난 지 석 달이 다되었습니다. 집에는 처음 오게 되는 것입니다.
"여보, 우리 민준이도 고구마 심으러 온대!"아내와 나는 귀여운 손주가 집에 온다는 말에 설렘으로 가득 찼습니다.
아내는 한 이틀 직장에서 서둘러 퇴근하여 대청소를 실시하였습니다. 손주가 누울 이부자리도 준비하고, 집안 구석구석 먼지도 털어냈습니다. 소중한 새 식구를 맞이하려는 마음에 집안이 들떴습니다.
이른 아침, 서울에서 애들이 출발했다는 소리를 듣고, 아내는 무슨 생각이 났는지 차 시동을 겁니다.
"나 한우 고기 좀 사올게요!""애들과 고기 구워 먹으려고?""아뇨! 며늘아기 미역국 끓어주려고요!""아직도 미역국 먹나?"미역국을 끓이려는 아내 마음이 읽혀집니다. 아내는 직장 일 때문에 며늘아기 산후조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마음으로 미안한 생각을 하고 있던 모양입니다.
아내가 미역국을 끓입니다. 몸조리 잘하고, 갓난아기를 건강하게 잘 키우는 며느리한테 작은 정성을 담습니다.
미역국을 끓이고 있는 동안 아들 차가 어느새 마당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현관문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예전 귀한 손님을 '버선발로 뛰어나가 반긴다'는 말이 맞습니다.
그런데, 웬걸! 우리가 찾는 손주 녀석은 집에 도착한 줄도 모르고 잠에 취해 있습니다.
"녀석 잘 때 더 자도록 놔둬라! 선잠 깨면 좋지 않다. 차타고 오느라 피곤했던 모양이다!"우리는 아기가 스스로 깨기를 기다렸습니다. 얼마 안 있어 손주는 잠에서 깼습니다. 자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부스스 잠이 깬 표정도 밝고 예쁩니다.
"벌써 옹알이를 내비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