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온라인판 기사(4/13) 해시태그가 문재인 치매 루머이다. 댓글은 관련 악플로 가득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
2) '일베'발 유머가 구사되는 분위기 조성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발언을 희화화하는 농담은 일베의 전유물입니다. 조선일보 페이스북 지기는 그들이 아는 부적절한 농담이 벌어질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줍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조선일보는 <부산 소녀상 옆에 '노무현 흉상' 설치했다 곧바로 철거돼>(5/1)이라는 기사를 게재했고, 조선일보 페이스북은 이 기사를 다룬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그 글에 조페지기가 '부끄러운 일'이라는 댓글을 달아놓았습니다. 그러자 조선일보 페이스북 구독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문장을 완성합니다. 조선일보 페북 구독자들끼리는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유머인 듯 보이는데, 무슨 농담일까요? 어떤 뜻이 있는 걸까요?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는 문장은 노 전 대통령의 연설의 일부인데, 한때 일간베스트와 디시인사이드에서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분위기 아래 '짤방'(짧게 자른 영상)으로 쓰이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발언이 담긴 연설문을 '주기도문' 수준으로 외워 적는 일베 유저들이 심심찮게 발견될 정도라고 합니다. 물론 조선일보 페북지기가 정말 이 드립을 의도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드립을 쳤는지는 모릅니다.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문장 전체를 자신이 직접 올리진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아는 사람은 알아들은' 듯합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진 아래에 조페지기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운을 떼자 다른 사람들이 농담을 완성해줍니다. 조페지기가 의도한 것인지, 의도하지 않은 우연의 결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왜 하필 노 전 대통령의 기사에 '부끄러운 일'이라는 댓글을 달았을까요? 왜 고인을 희화화한 것으로 읽힐 소지가 있는 구독자들의 댓글을 방치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