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담은 영화 <내 어깨 위의 고양이, 밥>
누리픽쳐스
실제 이야기 속 고양이가 출연하는 흥미로운 영화를 봤다.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A Street Cat Named Bob, 2016)>, 길 위의 남자와 길고양이 밥에 대한 이야기다. 쓰레기통에서 먹거리를 찾곤 하며 홀로 힘들게 살아가는 남자에게 뜻밖의 손님 '밥'이 운명처럼 찾아오면서 그의 삶은 점차 바뀐다.
도시에서 소외당하며 살던 두 존재가 운명처럼 만나 서로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따뜻한 영상과 잔잔한 기타 선율, 노래가 흐르는 음악으로 담아낸 영화다. 실제 사연의 주인공 고양이 '밥'이 자신의 역할로 출연해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냥이 집사 혹은 '냥덕후'가 아니더라도 공감이 가는 좋은 영화였다.
영화처럼 내 삶을 구원해줄 정도는 아니지만, 홀로 떠난 여행길에 우연히 마주친 고양이들이 떠올랐다. 잔잔한 감동과 쌉싸름한 쓸쓸함을 전해주는가 하면, 알 수 없는 묘한 눈빛과 몸짓으로 나를 토닥거려 주었던 고양이들. 참 묘(고양이 猫)한 경험이었다. 여행지의 멋진 풍경, 인심 좋은 동네 주민만큼이나 위로가 돼주었다. 요즘 자신의 삶에 길이 남을 사진을 두고 '인생샷'이라 하던데, 그런 고양이는 '인생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