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공시생 숨통 틔워줄까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에 기대... 행시 폐지 등엔 우려도

등록 2017.05.10 19:23수정 2017.05.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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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공식 실업자에 취업 준비생, 고시학원·직업훈련 기관 등 학원 통학생, 일을 쉬고 있는 청년 무직자, 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등을 모두 합친 '사실상 실업자'는 450만 명에 달했으며, 청년 실업률도 9.8%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또한 지난 2월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월 1일부터 2월 6일까지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시험 응시 접수자는 22만 명을 넘어 역대 최다 접수인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올해 하반기부터 경찰공무원 1500명, 소방공무원 1500명,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1500명, 부사관 및 군무원 1500명, 생활안전분야 일선 공무원 3000명, 그리고 교사 3000명 등 당장 공무원 1만 2000명을 채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취업·실업난에 시달리던 많은 수의 청년들은 구직을 포기한 채 공무원 시험으로 발걸음을 돌리며, 도서관과 고시원에서 쓸쓸한 청춘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상태에서 문 당선인의 공약이 공시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시생 박민규(27)씨는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장이어서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라며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좋지만 민간기업도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과연 이번 정권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공시생 고효진(26)씨는 "문 캠프 측에서 행시 폐지와 특채 증원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공시생으로서 힘 빠지는 소식"이라 이야기했다. 또 "문 당선인이 공시생들을 위한 현실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길 바란다"며 "또 다시 기득권층만의 리그가 되지 않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공시생 홍인표(25)씨는 "공무원을 더 뽑는 것은 지금 당장 좋은 정책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사회 구조가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유에 대해 "지금 공시생이 너무 많은 것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 사회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앞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회학 연구자 오찬호 박사는 "노량진으로 밀려온 청년들을 구제하는 정책은 사실 존재하기 힘들다"며 "더 이상 밀려들지 않도록 하는 것, 즉 현재의 과포화를 '더' 과포화로 치닫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박사는 "단순히 공공부분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인 대책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중소기업이 견실해지고 일상적인 일자리가 늘어날 때 장기적으로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공무원 #대통령 #공공부문 #공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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