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총리의 ‘문재인 비방 발언’ 유일하게 상세 보도한 TV조선(5/6)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에서는 문준용 씨 의혹 보도보다 훨씬 더 수위가 센 '문재인 저격 보도'가 돋보입니다. 6일, 홍준표 후보는 유세 행보의 일환으로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종필 전 총리는 그야말로 폭탄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문재인 후보를 향해 "문재인이 당선되면 김정은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 이런 후보를 뭘 보고 지지를 하느냐"며 "빌어먹을 XX"라고 비난한 겁니다. 반면 홍준표 후보에게는 "얼굴을 보면 티가 없는데, 됐으면 참 좋겠다"며 지지 의사를 표했습니다.
문재인 후보에게 쏟아낸 표현들이 워낙 거칠었기 때문에 논란이 컸는데요. 방송사 중 유독 TV조선만 김 전 총리의 막말을 아주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TV조선 <"문 안돼" 비난…"선거법 위반" 반발>(5/6
http://bit.ly/2p8Jm6B)은 그 어떤 매체보다도 김 전 총리의 발언을 성실히 전달한 보도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선전용으로 공개한 영상을 그대로 인용한 수준입니다.
리포트 시작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TV조선은 홍준표 후보가 김 전 총리 자택으로 들어서자 "대통령이 오시는데 왜 서 있어? 절들을 해야지"라고 환대하는 김 전 총리 모습부터 보여줬습니다. 이어서 "당선되면 김정은 만나러간다고. 이런 X(놈)을 뭐 하러 지지하느냐 말이야. 김정은이가 지 할아버지인줄 아나? 빌어먹을 XX(자식)", "문재인이 같은 그런 얼굴이 대통령 될 수가 없는데 세상이 우스워졌어, 말이 안되는 소리야" 등 문재인 후보를 향해 극언을 쏟아낸 김 전 총리 모습까지 모두 화면에 담았습니다.
특히 문 후보를 "빌어먹을 XX"라 칭하는 대목을 음성과 방송 자막으로는 내보내지 않았지만 인터넷 홈페이지 스크립트에는 "빌어먹을XX(자식)"이라고 친절하게 실제 발언을 풀어줬습니다. 또한 TV조선은 "중앙선관위는 김종필 전 총리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건 선거법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면서 자사 보도가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자부(?)하기도 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관련 보도가 1건 더 있습니다. TV조선 <덕담·칭찬하더니…문에는 왜?>(5/6
http://bit.ly/2pmz9zQ)는 "과거 김종필 전 총리의 발언을 되새겨 보면 대선후보들에게 덕담을 아끼지 않았"는데 "유독 문재인 후보만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하며 비난"했다면서 그 이유로 "'언제적 JP냐'고 했던 문 후보의 과거 발언"을 암시했습니다.
김 전 총리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대해 '쓸만하다', '돕겠다'"라고 했고 "안철수 후보에 대해선 '담백하고 솔직하다'는 평을 내놨"으며 유승민 후보에게도 "아버지 쏙 빼닮았어. 내가 정당할 때 인연가지고 나를 도와주고"라고 호의적이었지만 문 후보에게만 냉담하다는 겁니다. 이를 전하면서 TV조선은 "문재인은 이름 그대로 문제",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냐" 등 김 전 총리의 과거 문 후보 비난 발언을 추가적으로 소개했는데요. 보도 말미에 문 후보가 저서에서 "언제 때 JP인데 지금도 JP냐"면서 "오래 전에 고인 물인 JP로부터 좋은 평가 받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며 마치 문 후보가 김 전 총리의 냉담한 반응을 자초한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5. 타사는 김종필 막말 보도 안 해, 왜 TV조선만…김 전 총리의 문 후보를 향한 비난 발언은 TV조선만 보도했습니다. MBC·SBS·JTBC는 홍준표 후보의 김종필 전 총리 예방 자체를 보도하지 않았고 KBS는 "김종필 전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선 마음으로 돕겠다는 격려를 받았"다고만 전했으며, MBN은 홍 후보가 유세 중 "김종필 전 총리님을 만나니 홍준표 관상이 제일 좋다고 합니다. 문재인 후보는 상이 죽상이래요. 죽상"이라고 말한 장면만 보도했습니다. 채널A의 경우 홍 후보의 김 전 총리 예방을 행보 보도의 하나로 간단히 처리했습니다. 채널A <JP 찾아가 "꼭 되겠습니다">(5/6
http://bit.ly/2pU0tGI)는 홍 후보의 김 전 총리 예방만 조명한 보도이지만 "홍 후보는 어제 김종필 전 총리의 자택을 찾아 사실상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냈"다면서 "꼭 돼야 하겠어. 꼭 돼. 얼굴이 좀 폈는데, 괜찮은 것 같네"라는 김 전 총리의 덕담만 화면에 담았습니다. 이는 다른 방송사들도 김 전 총리의 막말을 모두 알고 있지만 보도하기에 부적절하기 때문에 가려서 보도했음을 방증합니다. 유독 세세하게 막말과 '홍준표 대통령' 발언까지 화면에 담은 TV조선이 독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5월 5~7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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