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김광수 지음/처음북스/2017.4.3/15,800원
처음북스
저자는 2014년 8월 중순, 7년 동안 젊은 날의 열정을 쏟은 회사를 그만둡니다. 그리고 2015년 4월,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자 미지의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4천 킬로미터가 넘는 머나먼 길을 가로지르는 트레일<PCT(Pracific Crest Trail)>. 그는 '나는 행복한가?'라는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이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Almost There(거의 다 왔어.)!" 그 길 위에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항상 들려오던 말, 힘들고 지친 친구를 위해 항상 외치던 말, 하지만 여정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니, 정작 이 말이 필요한 사람은 그 길 위에서 만난 친구가 아니라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주변 사람들이었다.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한 듯 합니다.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사진, 책 앞부분에 소개된 트레일 정보 등이 아주 친절하고 책을 읽다보면 독자들도 같이 트레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들게 합니다. 그만큼 현실감 있는 책입니다. 408페이지에 이르는 책입니다만 매일 밤, 자기 전 이 책을 읽어 근 일주일 만에 다 읽었습니다. 밤마다 트레일을 한다는 기쁨에 책의 분량이 줄어드는 것이 아까울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재미있었습니다.
길을 가며 만난 사람들, 그들과의 추억들, 목이 너무 말라 고통스러운 순간에 만난 트레일 매직, 트레일 엔젤을 만나 보낸 즐거운 시간들, 뭐니 뭐니 해도 트레일 하며 만난 경이로운 자연들. 저자는 트레일 초기 무릎이 아파 고생을 합니다. 그만둬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끝까지 걸었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으며,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하루하루를 걸었습니다.
'그동안 같은 길 위에 있었지만 허영을 좇느라 놓친 것들, 순수한 아름다움과 자유 그리고 나 자신, 내려놓고 보니 비로소 하나둘씩 눈에 보였다. 저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처럼.'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내려놓는 길, 2부 깨달음의 길, 3부 즐거운 길, 4부 우정의 길, 5부 다시 시작하는 길, 소제목도 아주 잘 지었습니다. 1부의 고통스러운 출발에서, 5부의 끝나감이 아쉽다는 표현까지, 5개월을 길에서 보낸 그가 느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토록 찾던 행복, 바로 일상의 소중함이다. 이 길을 걸으며 느낀 것은 지난 날 그저 당연하다 생각하고 잊고 지내던 작은 일상의 소중함이다...나는 이제야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의 답을 찾았다. 단순히 행복한가에 대한 답이라기보다는,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인생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가치관을 정립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기쁨의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 삶 속에서 내가 얼마나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고 기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저자는 5개월을 걸으며 14kg이 넘게 살이 빠졌으며 부족한 영어실력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 하이커박스 갱 조직(?)도 만들었습니다. 중간 중간 한국인과 일본인을 만나며 또 다른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엄청난 모기떼를 만나고 하루종일 비를 맞으며 걷기도 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육포와 초코바만으로 하루를 보내기도 합니다. 가족들이 그리워 혼자 울기도 하고 손수건에 흙탕물을 몇 번이고 걸러서 마시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는 마지막 지점까지 자신과 마주하며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