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문일심으로 향하는 일주문이 웅장한 모습으로 맞아준다
임재만
폭포를 지나 몇 걸음 올라가자 일주문이 다가선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 일주문을 바라보았다. 여느 절보다 더 크고 웅장하다. 일주문 기둥은 어른 세 명 정도가 양팔을 이어야 할 만큼 부피가 있다.
일주문은 산사로 들어서는 산문 중 첫 번째 문이다. 신성한 가람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말끔히 씻고 일심의 진리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뜻이 담겨 있다.
금산사로 향하는 길은 가파르지 않고 평탄했다. 찻길과 인도도 잘 구분되어 걸어가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 오래된 산사라서 숲도 우거져 있어 따가운 햇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등이 동행하며 숲길을 따라 금산사로 향하고 있다.
산사로 올라가는 길에 군밤과 옥수수 등을 파는 아주머니를 만났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했다는 아주머니는 옥수수가 맛이 잘 들었다며 정답게 권한다. 아주머니는 어려운 불경을 틀어놓고 장사를 하고 계셨는데 얼굴이 참 편안해 보였다.
"아주머니! 저 소리가 뭔 소리예요""저도 뭔 소린지 잘 모르는디... 그냥 좋아라! ""그래라 !"금산사는 다른 산사와 달리 부처님 대신 미륵불이 모셔져 있는 절이다. 미륵(彌勒)은 석가 다음으로 부처가 된다는 미래의 부처님이다. 미륵불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에 든 뒤 56억 7000만 년이 지나면 이 사바세계(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출현하는 부처님이다.
도랑위에 놓인 돌다리를 건너 금산사로 들어섰다. 모악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3층의 미륵전 너머로 모악산 정상이 산사를 굽어보고 있다. 넓은 절 마당에는 보리수 두 그루가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서 있다. 잎을 보니 얼핏 뽕나무와 흡사하다.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득도를 하셨다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보리수나무 아래에 잠시 앉아 산사를 가만히 둘러보았다.
먼저 특이한 모양의 미륵전이 눈에 들어온다. 모악산을 병풍삼아 3층 높이로 우뚝 솟아 있다. 생김새로 보아 금산사의 얼굴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왼편으로 대적광전이 위치하여 산사의 균형을 잡고 있다. 그리고 대적광전과 미륵전 사이 언덕 위로 오층 석탑이 말없이 서있다. 참으로 고즈넉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