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산업화시절 경제성장과 기업육성을 위해 관치금융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하는 이용만 전 장관.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역금리'까지 불사하며 기업 지원 그는 "(비판 받는) 관치금융의 주역 중 하나가 바로 나"라고 말문을 뗀 후 "성장을 위해 기업지원을 하려면 자금이 필요한데 당시 세수가 적은 정부가 재정으로 감당할 수 없으니 금융을 동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에 금융자원을 몰아주기 위해 가계로 가는 소비금융은 억제했고, 기업의 비용을 낮추려고 예금과 대출이자의 차이인 '예대마진'은 최대한 좁혔다는 게 그의 증언이다. 이 전 장관은 "한때는 예금보다 대출이자를 낮게 책정하는 역금리까지 동원한 적도 있다"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던 일"이라고 회고했다.
이렇게 무리한 금리정책을 써가며 정부는 수출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했고, 설비투자와 주택건설 등의 정책금융에 자금배분의 우선순위를 두었다. 반면 예대마진의 축소와 역금리 등으로 은행은 돈을 벌기 어려운 구조였고, 정부의 개입 때문에 경영자율성도 갖지 못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이 전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재벌을 키우는 과정에서 그렇게 은행이 희생했는데,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우리나라 은행은 나만큼의 신용도 없다'고 말하더라"며 당시 몹시 섭섭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힘들게 농사지어 아들을 가르쳐 놓았더니 '아버지 무식하다'고 하는 꼴이었다"고 덧붙였다.
승자독식 버리고 동반성장 책임감 가져야이 전 장관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재벌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데 대해 "소수의 승자가 독식하고 패자는 갈 곳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재벌이 정부의 세제·금융 등 전폭적 지원과 국민적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한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약자인 중소기업과 동반성장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