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람 아카데미 양희송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독자유당의 범 기독교계 주장을 반박했다.
페이스북 동영상 갈무리
현실적으로 보아도 기독자유당의 슬로건은 문제가 있다. 개신교 시민단체인 청어람 아카데미 양희송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페이스북을 통해 기독자유당의 성명을 반박했다. 양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이 얻은 표는 62만 표 정도다. 이들의 주장대로 1200만 성도에 대입하면 5%에 그친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95%의 기독교인들은 이들(기독자유당)을 찍지 않았다. 기독자유당은 한국 개신교에게 버림받은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가 기독교? 그렇다면 기독자유당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범기독교 운운했을까? 지난 1일 기자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 전화통화를 했다. 전 목사는 기독자유당 후원회장을 맡는 등 당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전 목사는 범 기독교를 내세운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찌 1200만 성도에게 다 물어볼 수 있나? 한기총을 비롯한 대표기구와 교계 원로들의 의견을 모아 (홍준표 후보) 지지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범 기독교'란 슬로건의 오류에 있지 않다. 기독자유당이 홍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히면서 내세운 기준은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다. 즉, 대선 후보 가운데 홍 후보가 자신들의 기준에 가장 잘 부합한다는 말이다. 전 목사도 이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 번 따져보자. 교회의 몸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동성애·이슬람·차별금지법 반대였던가? 복음서 어디에도 예수께서 이슬람의 확산에 맞섰다거나, 한국 교회처럼 성 소수자들을 가혹하게 대했다거나 차별금지법 반대에 앞장섰다는 기록은 없다. 그보다 예수께서는 오히려 부도덕한 권력에 맞서는 한편,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으라고 가르치지 않았던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독자유당의 기준은 일정 수준 반그리스도적이다. 이 정당이 지지를 선언한 홍 후보의 행적은 더욱 가관이다. 홍 후보는 유세 과정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이영훈 목사, 은혜와진리교회 조용목 목사 등을 차례로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달 28일 한교연을 찾아간 자리에서는 "절반 정도 선거운동을 했는데 목사님들이 좀 나서주시면 판을 한 번 뒤집을 수 있을 것 같다"고까지 했다. 결국, 모양새는 홍 후보의 러브콜에 기독자유당이 화답하는 꼴이 됐다.
둘의 결합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각은 곱지 않다. 온화한 인품과 해박한 지식, 깊은 영성을 갖춘 어느 국문학자는 기독자유당의 홍 후보 지지 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자신의 SNS에 이렇게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