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aktja 숙소
정웅원
숙소가 보인다. 오전 7시에 출발해 이곳에 도착한 시간은 10시쯤. 숙소로 가는 길은 상당히 가파른 내리막길과 오르막의 시작점에 위치해 있다. 다시 한 번 느꼈지만 온 세상이 눈으로 덮여있으면 거리 감각뿐 아니라 공간 지각력을 잃게 된다. 하늘인지 구름이지 안개인지 땅인지 내리막 구간인지 오르막 구간인지 쉽게 판단이 안된다. 그러한 일들 때문에 나는 수시로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했었다.
"내가 겨울에 만난 첫 아시아인이야!"
Tjaktja 숙소에서 일하고 계셨던 할아버지는 반갑게 맞아주었다. 이른 시간에 여기까지 올수 있는 곳이 없는데 어떻게 왔는지 궁금해하셨다. 지난밤 야영한 얘기, 프랑스 커플 얘기, 알레스야우레에서 만난 독일인 얘기를 해드렸다. 식당에 들어가 차도 마시고 몸 좀 녹이라는 말에 얼른 들어갔다. 나 말고도 다른 아시아인이 겨울에 이곳을 찾았을 것이다. 시간과 시기가 안 맞아서 만나지 못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