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길 씨가 주전부리를 가득 실은 카트를 밀며 증기기관열차 안을 오가고 있다. 증기기관열차가 그의 일터다.
이돈삼
윤씨가 증기기관열차를 탄 건 지난 2008년부터였다. 열차 안에 냉방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탓에 승객들이 '덥다, 더워'를 연발하던 여름이었다. 열차 안에서 아이스크림을 팔면 좋겠다는 곡성군 관광과의 제안을 받고서였다.
윤씨는 처음에 계량한복을 입고 아이스크림이 가득 든 큰 가방을 메고 돌아다니며 '아이스깨끼'를 외쳤다. 승객들이 좋아라 하며 재미있어 했다. 일부 승객들이 삶은 계란도 팔면 더 좋겠다고 요구했다. 추억의 기차여행에서 삶은 계란을 빼놓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윤씨는 그때부터 날마다 집에서 계란을 삶았다. 삶은 계란을 맛본 승객들이 사이다가 빠졌다고 핀잔을 줬다. 삶은 계란과 사이다는 환상의 조합이라는 것이었다. 윤씨는 처음 지날 때엔 아이스크림을, 기차의 끝까지 갔다가 돌아올 땐 삶은 계란과 사이다를 팔았다.
"시원한 아이스깨끼, 얼음보다도 차가운 아이스깨끼 있어요. 계란과 사이다도 있어요. 시원한 아이스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