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보의 주장을 ‘절반의 진실’로 둔갑시킨 TV조선(4/29)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와 달리 SBS <'정리해고법' 만들 때 통진당 참여? 사실은>(4/29 http://bit.ly/2pwC6AH)의 경우 "통합진보당은 2011년 12월에 창당됐고,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입한 것도 2004년 총선 때니까 같이 법을 만들었다고 하긴 어려운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 지니계수 관련 홍준표 주장도 '절반의 진실'? 이 정도면 '팩트 왜곡'TV조선의 다른 팩트체킹 보도 역시 홍준표 후보의 주장을 진실로 둔갑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TV조선 <대선팩트체크/"노 정보 지니계수 최악" 수치는 틀려>(4/29 http://bit.ly/2pKgvW8)은 "노무현 정부 때 지니계수가 가장 나빴다"는 홍준표 후보 주장을 "사실은 무엇인지" 따져본 보도입니다. "수치는 틀리"다는 제목만 봐도 예상할 수 있듯이, 여기서도 TV조선은 홍 후보 주장이 '수치는 틀리지만 취지는 진실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TV조선은 먼저 "정권 별로 평균을 내보면 김대중 정부 0.279, 노무현 정부 0.281, 이명박 정부 0.292, 박근혜 정부 0.275로 이명박 정부 때 가장 높"다면서 "홍 후보의 주장이 평균 수치로만 보면 맞지 않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렇다면 홍 후보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겁니다.
하지만 TV조선은 여기에도 또 '작업'을 시작합니다. 홍 후보가 "노무현 정부 때 경제 정책 실패로 지니계수가 급상승했고, 그게 이명박 정부까지 영향을 준 것. 이명박 정부 후반부터 급격히 떨어져 과거 정부보다 낮아졌다"고 재반박을 했고 이걸 다시 검증했다는 건데요. 그 결과, "연도별로 보면 노무현 정부 초 0.27이었던 지니계수가 이후 꾸준히 올라 이명박 임기 초반인 2009년 최고치로 올랐다가 이후 다시 떨어"졌기에 이 해명은 사실과 합치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홍준표 후보의 재반박도 사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언론들의 경우 홍 후보의 재반박도 사실과 다르다고 분명히 짚어줬습니다. 홍 후보는 '노무현 정부 때 경제 정책 실패로 지니계수가 급상승해서 이명박 정부에도 영향을 줬고, 이명박 정부 후반부터 떨어졌다'고 해명했고 TV조선은 이걸 '진실'이라 암시했죠.
그러나 경향신문 <팩트채크 당한 홍준표...취지로 보면 거짓말 아니다?>(4/30 http://bit.ly/2oX5rRz)는 "도시2인가구의 세전소득인 '시장소득' 기준으로도 이명박 정부 5년간(2008~2012년)이 평균 0.315로 가장 높았"고 "2009년 최고를 찍었던 지니계수는 2010년부터 완화된다. 지니계수가 완화된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노무현 정부 때 입법화된 '기초노령연금'"이라 짚었습니다.
KBS의 저녁종합뉴스에는 들어가지 못한 기사인 <홍준표 "지니계수 노무현 때 가장 나빴다"…확인해보니>(4/29 http://bit.ly/2qhe514)도 "통계청 2인 가구 처분가능소득의 지니계수를 보면, 외환위기 IMF를 치러냈던 김대중 정부 때의 지니계수는 집권 후반이 초반보다는 낮아졌다. DJ정부 때 지니계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홍준표 후보의 말과 달리 오히려 감소 양상을 보인 셈이다. 노무현 정부는 집권 4년차 까지 1998년 외환위기 당시보다 지니계수가 낮았다"고 홍 후보를 반박했습니다.
경향신문처럼 "이명박 정부 때 지니계수 최고치는 2010년이 아니라 2009년"이라고 지적하면서 "광우병 파동 등으로 사회적 갈등이 극심했던 정권 2년차에 지니계수는 0.295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다. 이후 집권 3, 4년차에는 0.289로, 이 또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0.285보다 높은 수치"라고 사실관계를 바로잡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TV조선은 명백히 거짓인 홍 후보 주장을 진실로 둔갑시킨 것입니다. 이 정도면 TV조선의 행태는 '눈 가리고 아웅' 수준입니다. 그러나 공영방송 KBS의 현실도 참 답답합니다. 선거 시기에 주요 토론회에서 나온 후보자 발언의 사실관계를 점검하는 것은 국민들이 당연히 알아야 할 주요 정보입니다. 이런 훌륭한 리포트를 만들어놓고도 <뉴스9>에서는 보도하지 않은 KBS 보도국의 현주소가 씁쓸합니다.
3. '더플랜' 검증한 SBS, 시도는 좋았지만…TBS '뉴스공장'의 김어준 씨가 제작한 영화 '더플랜'이 화제입니다. '더플랜'은 18대 대선의 개표 부정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당시 사용된 전자개표기가 해킹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언제든 결과 조작이 가능하고, 18대 대선 개표 결과 미분류표의 박근혜‧문재인 후보 득표 비율와 분류표의 박근혜‧문재인 후보 득표 비율 간의 비율을 의미하는 K 값이 전국적으로 1.5에 수렴한다는 것입니다. '더플랜'은 이를 근거로 전국적으로 분류표에 비해 유독 미분류표에서 박근혜 후보의 득표가 많은 것으로 집계되었고 여기에 인위적 조작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외에도 각 개표소에서 개표 결과가 공표되지도 않았는데 방송으로 먼저 결과가 나오는 등 개표 절차의 시간적 순서가 맞지 않는 사례도 지나치게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충격적인 부정선거 의혹이지만 7개 방송사를 비롯한 이른바 '메이저 언론'에서 이를 다루지 않아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SBS가 28일, 드디어 '사실은' 코너에서 이 영화를 검증했습니다. 그러나 선관위의 입장만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결론도 너무 쉽게 '거짓'으로 내려 아쉽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SBS <사실은>(4/28 http://bit.ly/2oSqYtO)은 먼저 '더플랜'의 주된 의혹을 "투표지 분류기를 못 믿겠다는 것"으로 소개하면서 직접 투표지 분류기 사용을 시연했습니다. '더플랜'의 주장을 "미분류 된 표 중에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이 대체로 1.5배 높았다. 이 수치는 전국 개표소에서 일관 되게 나타났다"고 요약했고 "특정 후보의 미 분류표가 전국에서 일관 되게 1.5배 더 나왔다면 그건 좀 특이한 거 아닌가요?"라고 문제 제기도 했습니다. 그리곤 이에 대한 반박으로 선관위 입장을 들었습니다. 선관위가 "박근혜 후보가 60대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는데, 이 연령대가 투표지에 정확히 기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미분류 표로 많이 빠졌다"고 밝혔고 공개 검증도 제의했다는 겁니다.
"선관위가 251개 개표소를 대상으로 지난 대선에서 미분류율이 높은 지역 순위와 60대 이상 투표자 비율이 높은 지역 순위를 봤더니 비례했습니다. 20~30대의 경우 반대"라면서 SBS가 직접 선관위 입장에 신뢰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개표 프로그램을 해킹할 수 있다는 주장"도 짚었습니다. 여기에도 SBS는 "사실이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직접 실험 화면도 보여줬는데요. "분류기 옆엔 컴퓨터가 연결돼 있긴"하지만 "인터넷 접속은 불가능하고요, 일단 운영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컴퓨터의 테두리를 막아서 유선 인터넷이나 USB도 사용할 수 없"다는 겁니다.
현재 SBS 보도를 두고 여론은 갑론을박이 벌이고 있습니다. 우선 SBS가 너무 쉽게 '더플랜'의 문제의식을 '음모론'으로 치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선관위의 공식 입장에도 여러 반박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분류된 표 중에 박근혜‧문재인 득표율 비율이 전국적으로 1.5로 수렴하는 정규분포가 나왔는데 이는 통계학상 인위적인 개입이 없으면 나올 수가 없는 수치라는 지적입니다. '더플랜'에서는 K값이 투표 연령과는 관계가 없다는 근거도 제시했습니다. SBS가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내린 분류기 해킹 역시 '더플랜'은 실제로 분류기 프로그램 해킹에 성공한 사례를 근거로 댔습니다. SBS가 이 사례를 반박하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된 반박이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물론 SBS의 검증에 무게를 두는 여론도 있습니다. 영화 제작자인 김어준 씨가 선관위의 공개 검증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아 사실상 문제제기에서 발을 뺐고 선관위의 반박에 일리가 있다는 겁니다. 중요한 점은 '더플랜'의 문제제기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절차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졌고 이 때문에 개표기와 컴퓨터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강한 논쟁에 이제 막 불이 붙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SBS가 최초로 '더플랜'의 문제제기를 검증의 대상으로 올렸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다른 언론사들도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처럼 중요한 이슈를 피하지 말고 다뤄야 합니다. 동시에 어설픈 검증으로 너무 쉽게 '거짓 낙인'을 찍지 않기 위해, 보다 엄격하게 신중한 취재도 필요합니다.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4월 28~30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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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주장이 '절반의 진실'? TV조선 '팩트체크'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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