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희훈
홍 후보는 이날 예정된 시각보다 10분 늦은 오전 11시 50분께 도착해 유세차량에 올랐다. 박영철 광주시당 공동선대위원장과 한경노 광주시당 위원장 등이 함께 했다. 홍 후보는 광주지방검찰청에서 검사로 근무한 이력을 강조하며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91년 3월부터 92년 8월까지 광주시민으로 살았다. 아마 지금 대통령 후보 중 광주시민으로 산 사람은 홍준표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때 광주와 호남의 아픔을 몸소 체험했고 검사로 재직하면서 깡패들을 많이 잡았다. 광주는 11년 검사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도시"라고 광주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러다 과거 자신이 전별금을 받았던 경험을 꺼내기도 했다. 홍 후보는 "충장로 상인연합회에서 제가 광주에서 떠날 92년 8월에 100만원을 가져왔다. 제가 검사로 있을 때 깡패들한테 월정금을 안 뜯겼다는 거다"라며 "이익이 수억 원이라면서 100만원은 돈 아니다라고 하길래 그거 받아갖고 갔다"고 말했다.
연설을 듣던 김성식씨(50대·남)는 "시간이 지났더라도 불법 아니냐. 저걸 자랑스럽게 얘기하나"라며 "광주는 5.18때 군부독재랑 총들고 싸운 사람들이다.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은 다 그 뿌리"라고 분노했다.
홍 후보는 "광주와서 광주시민·전남도민들에게 몇 가지 약속하고 가겠다"며 광주·전남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광주엔 "▲광주 군공항 이전 뒤 스마트시티조성 ▲농수산 및 전력분야 사물인터넷 시범특구 조성 ▲아시아 문화콘텐츠 밸리 조성 ▲친환경자동차, 에너지 선도도시 지정 ▲송정역·광주역 역세권 개발"을 약속했다.
이어 전남엔 "▲에너지 신산업 대단지 구축, 미래성장산업도시 ▲농업인 부가소득 창출 위한 신성장 친환경산업육성 ▲익산-목포-부산 고속철 건설 ▲고흥 차세대 우수산업 기지 육성 ▲경남 남해와 여수 고흥 엮어 남해안 관광단지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홍 후보는 부인 이순삼씨의 고향이 전라북도 부안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전라도 처녀와 연애해서 40년째 산다. 87년도 대선을 앞두고 집사람하고 표가 갈렸다"는 일화를 꺼냈다.
이어 "저는 YS(김영삼 전 대통령) 찍자고 했고, 집사람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찍자고 했다. 나중에 갈라서자는 소리까지 나왔다"며 "결국 통일당 신정일 후보를 찍기로 합의했는데 8년 뒤에 진짜 찍었냐고 물어보니까 호남 사람의 한 때문에 DJ 찍었다고 하더라. 그만큼 지역감정 두텁다는 걸 느꼈는데 광주도 좀 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미 저는 40년 전부터 지역감정 다 버린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광주시민 여러분이 이번엔 그래도 10%는 해주지 않을까"라며 "다른 사람 90%가 저를 찍든 말든 광주에서 10%만 찍어주면 은혜를 갚겠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