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다. 정말 수제비
정웅원
#변덕스러운 날씨
3월은 변덕스럽다. 하늘은 수시로 변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햇볕은 따듯한데 심상치 않은 기후에 몸이 예민하게 반응했다. 겉옷을 입었다 벗으며 체온조절에 주의했지만 빠르게 변하는 날씨에 대응하기 어려웠다.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곧 눈이 내렸다. 또 다시 맞이한 눈이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이어 3번째다.
랜드슬라이드 지역이 나왔다. 가파른 절벽은 사람 하나 지나가기에도 좁은 길이었다. 낙석이 이따금씩 떨어졌다. 300m에 달하는 길이었다. 위로는 가파른 절벽이 있었고 아래로는 저 멀리 강이 흐르고 있었다. 칼바람에 얼굴은 움츠려 들었고 눈이 내려 시야가 좋지 않았다. 랜드슬라이드 지역을 벗어나 쏘롱패디에 도착했다.
숙소엔 트레커들이 많았다. 언제 도착했는지 단체팀에 몇몇 무리들이 보였다. 일찍이 도착해 다들 숙소 식당에서 쉬고 있었다. 카드게임을 하는 친구들, 기타를 치는 친구, 책을 읽는 친구, 일기를 쓰는 친구가 보였다. 방을 안내받고 저녁 주문을 하고 잠시 누워 휴식을 취했다. 내일 라운딩 일정 중 가장 힘들고 오랜 시간 걸어야 하는 구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른 아침에 출발해야 오후에 묵티나트로 넘어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