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갓 마을축제가 아니었다.
정웅원
2월 24일은 시바 축제가 있던 날. 힌두교 3대 신으로 알려진 시바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축제.
큰 축제가 이곳 작은 마을에서도 열리고 있는 줄 알았다. 사람들은 신나 보였고 독특한 춤사위, 웃음소리에 지켜보며 즐기고 있었다. 20분이 지났을까 도처에 흐느끼는 소리, 곡소리가 들렸다.
행렬 끄트머리에 기대어 그들을 따라갔고 그곳이 장례를 치르는 곳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한국의 삼일제와 같은 것이었을까. 영혼이 떠나가지 말라는 의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님을 느끼며 그곳을 빠져나왔다.
# 다채롭고 경이로운 곳안나푸르나 라운딩 트레킹은 마을 보는 재미가 있다. 마을마다 깊은 정취가 있다. 거칠고 쓸쓸한 곳을 지나칠 땐 마음이 차가워진다. 포근하고 따듯한 곳을 지나칠 땐 살아 있음을 몸소 느낀다. 인적이 드문 곳을 지나칠 땐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불쾌한 감정도 든다. 맑은 그들의 눈인사를 받을 땐 마음도 정화된다.
사람이 그리워질 땐 오고 가며 만나는 트레커들 덕분에 만남이 즐겁고, 경이로운 설산을 감상할 때면 히말라야에 온 것을 감사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씻지 못하는 횟수가 늘어나 남루한 모습에 웃게 된다. 그래도 즐겁다. 행복하다. 여기는 히말라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