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지금 일하는 곳은 기술자만 12명입니다. 캐나다 밴쿠버에선 큰 규모인 딜러샵입니다. 주중에는 12명의 기술자들이 바삐 돌아가는 곳이지만, 토요일은 두 명의 기술자만이 일합니다. 저도 그 중 하나입니다. 기술자 둘만 움직이다보니, 토요일은 큰 일보다는 작은 일 중심입니다. 토요일밖에 차를 맡길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거나, 일상점검 위주의 일이 주류를 이룹니다. 그래도 스무 대 정도의 차량을 기술자 둘이 끝내려면 줄기차게 움직여야 하고, 돌발 사태가 일어나지 않아야 합니다.그런데 토요일 손님들을 보면 좀 특징이 있습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런 것들을 죄다 이야기하자면 좀 궁상맞은 일입니다. 한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바이브(Vibe)라는 차가 꽤 많이 옵니다. 바이브는 폰티악(Pontiac) 디비전(division)에서 만든 차입니다. 폰티악은 지엠 브랜드 중 없어진 브랜드입니다. 브랜드는 없어졌지만 어쨌거나 지엠에서 만들었다는 죄로 정비는 계속 해주어야 합니다.그런데 바이브는 엄밀하게 따지자면 지엠이 만든 차도, 폰티악이 만든 차도 아닙니다. 바이브는 토요타가 만든 매트릭스(Matrix)라는 차를 껍데기 일부만 살짝 바꿔 내놓은 차입니다. 그러니 사실 토요타 차입니다.그렇다면 "토요타 차라면 좋은 거 아닌가요?"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품질의 토요타가 만든 차이니 정비하기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란 걸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일입니다. "품질의 토요타"란 말도 사실 허상입니다. 요즘은 품질 수준이 토요타를 능가하는 차도 얼마든지 있습니다.매트릭스가 토요타 것이고, 더구나 베이스가 되는 차가 토요타 차 중에서도 제일 좋은 코롤라이니,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코롤라와 다르게 매트릭스에는 문제가 많아 2017년 새 라인업에는 그 이름이 빠졌습니다. 매트릭스는 정비하는 입장에서 소소한 문제점들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를 바이브가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지엠차를 다루는데 익숙해진 지엠 기술자들이 다른 손맛을 내는 바이브를 다루자면 짜증이 납니다. 더구나 그게 지엠차도 아니고 토요타 차를 손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짜증이 곱배기가 됩니다. 바이브가 가진 소소한 짜증들 중에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타이어가 허브에 꽉 끼어 휠너트를 풀고난 후 타이어가 잘 떨어져나오지 않습니다. 휠너트가 휠 스터드에 잘 끼워지지 않고, 뒤쪽 브레이크 패드가 편마모되는 문제 등 뭐 그런 것들입니다. "품질의 토요타" 위상에 전혀 맞지 않는 기본이 안된 어이없는 일들입니다. 그에 반해 이런 기본적인 것들이 지엠은 너무나 잘 되어 있습니다. 지엠이 의외로 품질수준이 토요타에 뒤지지 않거나, 앞서고, 정비성은 토요타에 비해 아주 탁월합니다. 이런 것들을 일반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어쨌거나 보기만 해도 재수없는 차가 토요일에 와서 또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작업 리스트를 보니, 재수 없는 게 더 재수 없어질 내용이 보입니다. 인젝션 크리닝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인젝션 크리닝이라는 것은 휘발유 대신 크리닝 케미컬을 태우면서 인젝터와 연소실을 크리닝하는 것을 말합니다. 크리닝을 통해 연료라인과 연소실에 낀 카본을 제거하는 것이 목적입니다.지엠 트럭은 엔진 위에 연료라인 서비스 포트가 있어서 인젝션 서비스를 간단히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 시행 중에 연료탱크 내부의 연료펌프 작동을 중지시켜야 하는데, 지엠차는 퓨즈박스에서 퓨즈를 제거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해결이 됩니다. ▲지엠 엔진 연료 라인 서비스 포트김재영 그런데 바이브는 연료펌프 작동을 중지시키려면 뒷자석 쿠션을 들어내고 연료탱크 위의 커넥터를 분리해야 합니다. ▲바이브 연료탱크 커넥터김재영 더구나 바이브에는 연료 라인 서비스 포트가 없어서 연료라인과 서비스 기계를 연결시키려면 연료 탱크 쪽의 연료라인을 분리하고 거기에 기계를 연결해야 합니다. 바이브는 준비작업에 시간과 수고가 갑절 넘게 들어갑니다. ▲바이브 연료라인김재영 더구나 지엠 트럭은 엔진 배기량이 크기 때문에 크리닝 케미컬 소비가 금방 되어 서비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이브 엔진의 작은 용량으로 케미컬 두 캔을 모두 소비하려면 시간이 만고강산으로 들어갑니다. 서비스 해주는 내내 하염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 한숨이 푹푹 나올 일입니다. ▲퓨엘 인젝션 서비스김재영 기술자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경영진의 경영미스로 테크니션들만 애매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좌우지간 토요일은 이런 차들을 포함하여 테크니션 1인당 열 대 가까운 차를 처리해야 합니다. 일주일이 지나면 온몸 근육의 욱신거림과 나른거림을 동시에 달콤하게 느끼며 죽 뻗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정비 #밴쿠버 #지엠 추천4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재영 (coolblue) 내방 구독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한국에서 현대자동차 연구소 엔지니어로, 캐나다에서 GM 그랜드 마스터 테크니션으로 지냈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여기가 어디니?" 구글에 사진 보여줬더니...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망언도 이런 망언이..." 이재명, 김문수·김광동·박지향 파면 요구 이창수 "김건희 주가조작 영장 청구 없었다"...거짓말 들통 용산 '친오빠 해명'에 야권 "친오빠면 더 치명적 국정농단" AD AD AD 인기기사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토요일에 제일 정비하기 싫은 차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컴퓨터공학부에 입학해서 제일 많이 들은 말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의대 증원 이유, 속내 드러낸 윤 대통령 발언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5년 전 스웨덴에서 목격한 것... 한강의 진심을 보았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생산물량 일부 해외 이전 결정... 협력사 '비상'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