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의 토론을 보니 초등학생 감정싸움인가 싶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공방을 '초등학생 싸움'으로 깎아내렸다. 이 싸움의 공격은 주로 안 후보의 몫이었다. 문 후보 측에서 제기한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를 '왜 그랬냐'는 식으로 되묻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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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토론 기념촬영하는 안철수-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안철수] "문재인 후보에게 묻는다.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인가?"
[문재인] "항간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 내 입에 한 번도 올린 적은 없다. 달리 답할 방법이 없다."
[안철수] "2012년 독대 자리에서 민주당에서 관련 소문을 유포하는데 그걸 막았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린 적도 있다."
[문재인] "그런 말을 들은 기억이 없다. MB 아바타 이야기는 이번 선거에서 안 후보가 부상할 때 그 배후에 MB 측의 지원을 받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었다. 2012년 당시 쟁점이 아니다."
안 후보는 이같이 자신을 둘러싼 관련 소문의 책임을 문 후보에게 돌리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문 후보는 이에 "왜 자꾸 절 걸고 들어가느냐"며 황당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아마 SNS상에서 (안 후보가) 공격받는 것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런 악의적 공격은 여기 있는 후보들 몽땅 합친 것보다 제가 훨씬 많이 공격받는다. (중략) 제가 (아니라고) 인증을 해드려야 하나"라고 맞받았다.
안철수 "내게 사과하라고 해라" 문재인 "의혹이 해명됐으면 된 것"
안 후보는 멈추지 않고 "(문 후보 측인) 전재수 의원이 계속 제 딸 재산에 대한 의혹 해소를 요구한 적이 있다. 의혹이라고 증폭시켰다"면서 "정작 제대로 밝혀지고 나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사과하라고 말씀해주시겠느냐"고 요구했다. 문 후보는 이에 "검증을 해서, 의혹이 해명됐으면 된 것"이라면서 "대통령 후보자가 거칠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앞서 문 후보에게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라고 물으며 자신에게 가해진 네거티브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그는 이어 최근 문 후보 측의 네거티브 지시 논란이 제기됐던 문건을 들어 보이며 "조직적으로 국민 세금을 가지고 네거티브와 비방을 한 증거가 있다"면서 "이걸 지역 위원장에게 배포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이에 "안 후보는 계속 과거 이야기를 하고, 주제에서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다급함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안 후보는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일부 보수 지지층이 이탈, 지지세가 다소 하락한 상황이다. 지난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는 41%, 안 후보 30%로 전주 대비 (각각 40%, 37%) 소폭 격차가 벌어졌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후보의 '내가 MB 아바타입니까' '내가 갑철수입니까' 등의 질문에 대해 "누가 준비했는지 모르겠으나 정치적으로 최악의 질문이다"라면서 "문재인의 부정 답변에도, 시청자의 기억에는 'MB 아바타' '갑철수'라는 단어만 남게 된다"고 비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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