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문화회관 옆 계단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이희훈
청중 속에 앉아 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무대 위로 걸어나갔다. 흰색 와이셔츠 차림, 등장할 때 했던 녹색 넥타이도 벗고 양 소매를 반쯤 걷어 올린 모습이었다. 이윽고 연설을 시작한 안 후보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대선 투표를 16일 앞둔 23일 오후, 안 후보의 모습에서는 지지율 1위 주자를 추격하는 2위 주자의 절박함이 읽혔다. 체감온도 23도, 햇볕이 쨍하게 내리쬐는 날씨에서 진행된 '국민과의 약속, 대한민국 미래선언' 행사였다. 안 후보는 이날 다른 지역에서와 다르게 연설 시간도 총 30여 분을 썼다. 이는 선거 운동 시작 뒤 최장 시간에 이른다.
마이크 앞에 선 안 후보는 "역사상 처음 치러지는 초록 대선이다. 저는 오직 국민께서 만들어준 길을 따라 지난 5년간 뚜벅뚜벅 걸었고, 오늘 이곳 광화문 계단까지 왔다"라며 "저는 보수의 대통령도, 진보의 대통령도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안 후보의 말이다.
"진보에게 묻겠다. 왜 진보는 안보에 대해 신뢰를 주지 못하나. 왜 북한에 쩔쩔매나. 왜 중국에 당당하지 못한가. 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다 악으로 보나. 왜 자기편 아니면 다 적으로 보는 건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문자 폭탄, 전화 폭탄 날리는 게 진보의 가치인가. 아니다, 이것은 진보가 아니라 수구 세력일 뿐이다.보수에게 묻는다. 보수는 왜 이렇게 부패했나. 정경 유착과 부정부패를 보수 이념으로 치장한 거 아닌가. 보수는 왜 미국과 일본에 쩔쩔매기만 하나. 보수는 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외면하나. 보수는 왜 북한과 대화할 생각을 하지 않나. 보수는 왜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돌리는가. 시대착오적인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생각 다른 사람들 탄압하는 게 보수의 가치인가. 아니다. 수구세력일 뿐이다."안 후보는 이어 "이제 우리는 낡고 수구적인 보수-진보와 헤어질 때다. 깨끗하고 정직한, 국민을 통합하고 미래를 이끌어 갈 능력 있는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며 "보수와 진보의 울타리를 넘어 국민의 광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저 안철수를 뽑아 주시면 5월 10일부터 위대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지지자들은 녹색 풍선을 부딪치며 "옳소", "맞소"라 화답했다. 한 남성은 "안철수가 답이다"라고 크게 외쳤다.
안철수의 문재인 '직격' "문재인, 전임정권 실세... 반성부터 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