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싹을 데치면 푸른 빛깔이 빠져요. 찔레싹을 데친 물은 체로 거른 뒤에 김치찌개를 끓였습니다.
최종규
찔레싹을 훑을 적에도, 훑은 찔레싹을 흐르는 물에 헹굴 적에도, 한동안 그늘에서 물을 말릴 적에도, 큰 냄비에 물을 끓여서 찔레싹을 1분 30초나 2분 즈음 데칠 적에도, 잘 데친 찔레싹을 집게로 건질 적에도, 바야흐로 고추장이랑 된장으로 따로 무칠 적에도, '우리 신나는 봄살림'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된장으로 한 소쿠리를 무치고, 고추장으로 한 소쿠리를 더 무칩니다. 두 가지 찔레무침을 아이 입에 넣어 줍니다. 된장찔레무침도 고추장찔레무침도 맛나다고 합니다. 두 가지 찔레무침을 접시에 덜어서 마을회간으로 들고 갑니다. 우리가 짓는 봄살림을 이웃 할매하고 가붓이 나눕니다. 마을논에서 흐드러지는 유채꽃내음을 담아 봄찔레맛을 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