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삼다리 대숲. 대나무와 소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죽림욕과 송림욕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대숲이다.
이돈삼
그대(竹)가 그리운 계절이다. 눈을 시원하게, 마음을 정갈하게 해주는 연초록의 그대다. 그대가 있는 숲은 사철 푸르고 울창하다. 맑고 고요하다. 대나무 특유의 비릿한 내음이 온몸을 어루만져준다. 그윽한 묵향 같은, 맑고 청신한 기운이다.
청량한 대숲바람이 시름까지 금세 날려주는 담양 '삼다리 대숲'이다. 지난 2014년 만성리 대숲(2만5000㎡)과 함께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옛 사람들이 오랜 세월 대나무를 심고 가꿔왔다. 죽세공예를 통해 대나무농업을 지켜온 대밭이다.
당시 대나무는 '대학나무'로 통했다. 주민들은 대나무를 팔아 자식들을 대학까지 보냈다. 대나무밭에서 금을 캔다고 '생금밭'으로도 불렸다. 수익성이 좋았다. 대나무로 논도 사고, 소도 샀던 시절의 얘기다. 담양사람들의 삶과 어우러진 대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