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날린 월미모노레일 재추진 지방선거용?

인천교통공사, "2018년 1월 착공 예정" 시민단체, "지방선거용 졸속추진 중단해야"

등록 2017.04.19 10:19수정 2017.04.19 10:20
0
원고료로 응원
공사, 190억원 투입해 2019년 2월까지 준공

월미은하레일 월미은하레일은 인천시의 대표적인 혈세낭비 사업으로 꼽히는 사업이다.
월미은하레일월미은하레일은 인천시의 대표적인 혈세낭비 사업으로 꼽히는 사업이다.시사인천 자료사진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가 지난 10년 간 1000억원을 날리고도 실패한 월미모노레일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재추진하겠다고 18일 공식 선언함으로써 '혈세 낭비' 논란이 재연됐다.

앞서 안상수 전 시장이 853억원을 들여 대형 모노레일로 추진한 월미은하레일은 2010년 6월 준공했지만 부실시공으로 철거됐다. 그 뒤 송영길 전 시장이 시민의견을 수렴해 2014년 레일바이크로 전환했지만, 유정복 시장이 다시 2015년 2월 소형 모노레일로 전환했다가, 또 실패했다. 투자비용과 궤도철거비용 등만 약 1000억원이 소요됐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18일 오전 시청 기자실에서 "공사가 직접 기존 월미은하레일 시설을 활용해 신규 궤도차량을 설치하는 '월미궤도차량 도입 재추진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이달에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하반기에 차량 및 운영시스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설계․시공 일괄입찰(Turn-Key)을 실시한 뒤, 2018년 1월 공사를 시작해 2019년 2월까지 모노레일을 준공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민간 투자사업으로 추진하다가 실패한 만큼, 이번엔 공사가 직접 재정을 투자하면 개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사가 신규 궤도차량 도입과 시스템 개선공사, 운영까지 직접 맡아 개통하고, 개통 이후 운영 시스템이 안정화 되면 민간에 위탁해 관광인프라로 활용할 방침이다.

공사는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월미은하레일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고, 새롭게 도입할 궤도차량의 경우 최소 차량만 우선 개통하고, 개통 후 이용객 추이를 감안해 증차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또 다시 설치하는 모노레일과 차량의 경우 기존 방식대로 원격무인운영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설치비와 유지관리비가 많이 든다며, 유인 운영시스템으로 전환키로 했다.

가능한 단순한 제어시스템을 도입한 유인 운영시스템으로 전환해 사업비를 최소화하고, 승무원이 관광가이드의 역할과 비상 시 응급조치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만족도와 안전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공사는 사업비를 약 190억원으로 추산했다. 공사는 올해 6월에 있을 추가경정예산과 2018년 본예산에 사업비를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와 기존 시설 유지 보수에 필요한 비용은 현재 가용예산을 활용키로 했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이번만큼은 기존 월미은하레일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하루라도 빨리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추진사업을 통해 과거의 부실, 불안의 이미지를 극복하고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개항창조도시 프로젝트와 시너지 효과를 통해 (월미도가) 지역의 관광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교통공사, "공사가 책임지고 개통하겠다"

공사는 지난해 적자 1100억원을 기록했고, 공사 설립 후 지금까지 퇴직금을 단 한푼도 적립 못할 정도로 재정이 어렵다. 시의 재정지원이 없으면 인천도시철도 운영조차 불가능한 구조다.

이처럼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혈세 낭비 비판이 일자, 공사는 사업비 마련과 관련해 전체 190억원 중 버스 환승 할인 보전금으로 45억원을 확보하고, 월미은하레일 부실시공으로 한신공영과 진행 중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금(54억원)과 소송환불비용 등을 더한 70억원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운영수익으로 51억원을 경상경비 절감으로 15억원을 마련하고, 부족한 재원의 경우 공사가 단기채를 사용하겠다고 했다.

이중호 사장은 "사업비 확보는 공사가 자구 노력을 통해서 마련하겠다고 시와 이야기했다. 월미모노레일은 공사가 시작한 현안으로, 소신을 가지고 해결하고자 하는 시의 방향과도 일치한다. 시도 공사가 추진하는 부분에 대해 응원하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공사는 또 기존 8인승 70량을 운영하는 모노레일 계획에서 30인 탑승이 가능한 차량으로 바꾸고 우선 5량 정도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아울러 신규 개발 대신 이미 제작돼 운용하고 있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제한해 공개입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중호 사장은 "정확한 차량 도입 규모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6.1km를 순환하는 데 속도를 15~20km로 정하면 5대에서 10대 미만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승객이 증가하면 차량을 늘리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며 "공사가 책임지고 개통하겠다."고 말했다.

모노레일 결정한 상태에서 민관TF운영 '들러리' 비판

인천교통공사 유정복 인천시장(사진 오른쪽)이 월미은하레일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유 시장이 점검했던 차량은 이미 철거 된 상태다.
인천교통공사유정복 인천시장(사진 오른쪽)이 월미은하레일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유 시장이 점검했던 차량은 이미 철거 된 상태다.시사인천 자료사진

공사는 월미모노레일 사업에 진척이 없자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월미모노레일 민간 사업자에게 사업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 뒤 사업무산 열흘만인 지난달 27일 '월미은하레일 활용 민관 합동 재추진 태스크포스팀(이하 민관T/F) 회의를 개최했다.

공사가 월미은하레일 활용방안을 위한 민관T/F를 구성하자, 인천평화복지연대 등은 '이미 예산 1000억원을 낭비한 부실사업에 추가 예산낭비가 우려되고, 민간사업자와 협약 해지로 매몰비용 발생이 예상된다'며, 시와 공사에 부실사업에 대한평가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한 뒤, 태스크포스팀이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당초 레일바이크로 추진하던 사업을 유정복 시장 취임 후 소형 모노레일로 급하게 변경한 배경, 또 당초협약과 달리 사업자에게 납입자본금을 낮춰주고 투자 불이행 시 공사가 받을 손해배상금을 삭제해 공사에 불리하게 협약을 변경한 일 등에 대한 진실 규명 요구가 거셌다.

하지만 시와 공사는 민관T/F 회의를 운영하면서, 이미 공사 재정으로 다시 모노레일을 추진한 것을 사실상 내부적으로 결정한 상태에서 회의를 진행해 민관TF에 참가하는 민간위원들로부터 공사의 들러리라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지난 27일 열린 첫 회의 때 공사는 이미 일괄입찰(=턴키)방식으로 공사가 재정을 투입해 모노레일 사업을 추진하고,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하겠다고 설명하는 등 이번에 발표한 재추진계획과 다를 바 없는 방안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 겨냥한 '월미모노레일 재추진' 중단해야"

인천평화복지연대는 18일 논평을 내고 "시민들은 시와 공사가 실패한 모노레일 사업을 왜 속전속결로 재추진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추진일정을 보면 2018년 1월 공사시행이다.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졸속적으로 추진한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공사가 추진한 일이 아니라, 유정복 시장 취임후 모노레일로 바뀐 사업이다. 그런데 유 시장은 아직도 모노레일 사업 중단에 대해 한마디 사과가 없다. 심지어 사업이 무산됐지만,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그래놓고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다시 공사에 재추진을 떠넘겼다"고 쓴 소리를 했다.

이 사무처장은 "유 시장과 공사 이사회는 더 이상 혈세와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공사가 갑자기 발표한 재추진 사업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시민들과 재검토해서 사업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원점에서 재검토 하자는 것은 모노레일과 레일바이크, 스카이워크(=보도), 철거, 존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토론회와 설문조사 등을 거쳐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자는 취지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사업 무산이 아니라 민간투자사업자와 협약이 해지 됐을 뿐이다. 즉, 사업 무산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기 때문에 원점에서 재검토할 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완공해야 하는 사업이다."고 선을 그었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월미도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과 주민들이 모노레일의 조기 준공을 바라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이 중단된 만큼 최대한 일정을 단축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일뿐이다."며 "민관TF에 상인대표와 주민대표, 시민단체, 외부 전문가 등이 포함 돼 있으니 소통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조율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유정복 #인천시 #인천교통공사 #월미모노레일 #월미은하레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