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독립군이 댐 철거예정지를 찾았다. 미국 오리건 주 클라마스 강에 있는 아이언 게이트(Iron Gate) 댐이다. 이곳에서 4대강 독립군은 카룩족 수질전문가 수잔 프리키를 만나 댐 철거 결정과정을 인터뷰했다.
정대희
리프 힐만 국장과 헤어진 뒤 4대강 독립군은 비 내리는 아이언 게이트 댐으로 향했다. 부족 정부의 천연자원부 산하 수질문제국 수질전문가인 수잔 프리키(29, Susan Fricke) 씨가 높이 53m의 댐 아래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총연장 597㎞의 클라마스 강은 오리건 주 남서부의 목장지대를 거쳐 태평양 부근 캘리포니아 북부 원시림 지대인 레드우드의 드넓은 지역을 흐른다. 강은 다양한 부족집단들에게 수천 년 동안 삶의 터전을 마련해주었다. 서부에 위치한 강 가운데 세 번째로 큰 연어 공급지였다. 서부 개척시대 이후에는 수십만 에이커의 농업용 토지에 관개수를 공급해왔다.
이 강에 여섯 개의 댐을 세웠다. 아이언 게이트 댐은 제일 하류에 위치해 있고, 상류에 5개의 댐이 더 있다. 2020년부터 철거가 결정된 댐은 아이언게이트와 그 상류로 죽 이어진 콥코1(Copco 1 dam), 콥코2(Copco 2 dam), 제이시 보일댐(JC Boyle Dam) 등 4개다.
상류 쪽의 다른 댐들과는 달리 아이언 게이트 댐은 발전용이 아니다. 하류로 강물을 흘려보내려고 만든 댐인데, 우리가 도착하기 전부터 며칠 동안 내린 비로 수문을 열어 방류하고 있었다. 상류의 댐들이 방류할 때마다 하류의 수위가 불안정해져서 원성이 높았기 때문에 하천 유지용수를 내려보낼 목적으로 지어진 댐이다. 매년 이곳에서 녹조가 번성했다.
"물이 갇히고 여름에 수온이 올라가면서 녹조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심할 때는 독성 남류조로 인한 마이크로시스틴이란 독성물질의 농도가 최고 10,000ppb까지 나타났다." WHO에서 권장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의 수질 기준은 1ppb다. 수잔의 설명에 따르면 무려 만 배나 되는 농도의 독성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이 독성물질은 간에 축적이 되는 맹독성 물질로 물고기뿐만 아니라 야생동물, 가축, 심지어 사람이 사망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물질이다.
녹조는 어류나 농작물에도 농축된다... 인간은?금강과 낙동강에서도 측정되는 마이크로시스틴은 유전적으로 아주 강해서 고온에서도 잘 죽지 않고, 아주 멀리 이동해서도 생존한다. 어류나 농작물에까지 축적된다. 즉 독성 남조류에 오염된 물을 먹는 물고기나 그 물로 농사를 지은 작물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이다.
"독성물질이 강 하구의 민물조개에서 더 많이 검출됐다. 농작물 축적에 대해서는 논문으로 읽었는데 이 근방에서는 아직 그런 사례가 보고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하구의 조개에서 나온 것은 맞다. 앞으로 거기에 대해서 연구할 것이다." 수잔은 "녹조는 절대로 피부와 직접 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장갑을 끼고 측정하는데, 직접 강물과 접촉하는 어민들은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야생동물이나 소 같은 것이 녹조 물을 마시고 죽은 것이 확인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슴이나 개가 앓다가 죽어간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문제가 뭔지 알려고 수의사를 보내도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상당히 관계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계속해서 조사를 해나갈 생각이다." - 녹조가 이렇게 번성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지금 이 저수지는 크고 깊고 따뜻한 욕조나 마찬가지다. 바로 댐이 강을 가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강이 막힌 상태라서 수온이 올라갔다. 상류의 축산농가 등에서 발생되는 비점오염원들이 있기 때문에 녹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1964년에 댐이 만들어진 뒤부터 계속 녹조가 발생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다."
차기 대통령, 4대강 16개 보와 영주댐부터 철거해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불교환경연대, 환경운동연합, 대한하천학회 회원들이 지난해 8월 27일 오후 경북 영주 영주댐 일대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에서 영주댐 철거를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이희훈
리프 힐만씨와 수잔 프리키의 설명을 종합하면 결국 물고기와 녹조 문제 때문에 클라마스 강에서 네 개나 되는 댐을 한꺼번에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물고기 떼죽음과 녹조의 창궐. 클라마스 강을 막은 4개의 댐이 끼친 해악은 4대강 16개 댐, 영주댐과 너무 닮았다. 4대강의 16개 보와 영주댐을 그대로 놔둔다면, 기준치의 1만 배를 초과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될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게다가 클라마스 강은 식수원도 아니고 농업용수로도 사용하지 않지만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기에 더 심각하다.
클라마스 강에서 동시에 4개의 댐을 철거하는 건 멸종위기종인 연어를 보호하고 원주민의 삶을 회생시키기 위해서이다. 또 녹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클라마스 강의 생태계를 회복시키기 위함이다. 하루 이틀 동안 내린 결정이 아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부족정부들과 지역 주민들이 수년에 걸쳐서 논의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4대강의 보와 영주댐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낙동강의 경우, 클라마스 강처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고, 죽은 강준치의 뱃속에 클라마스 강에서 검출된 폴리킷과 흡사한 기생충이 발견됐다. 두 강에는 녹조가 창궐했다. 미국의 연어들처럼 한반도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인 흰수마자의 서식처인 내성천이 죽어가고 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더 이상 검증할 게 없다. 차기 대선 후보들은 클라마스 강의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적폐 청산1호인 4대강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강의 장벽은 없애고, 강의 자유를 되찾게 해야 한다. 그래야 강이 살고 인간이 산다.
4대강은 한반도의 핏줄기이다. 국토의 핏줄이 지금 16개 보와 영주댐으로 막혀 있다. 국토의 기운이 다시금 힘차게 소생할 수 있도록 막힌 것을 뚫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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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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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와 물고기 떼죽음, 미국의 선택은 댐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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