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기본소득 수령자 김가람씨3차 기본소득 수령자 김가람씨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채윤
- 그렇게 인턴이나 알바를 하면서 번 돈은 주로 어디에 쓰세요?"자취를 하고 있어요. 숨만 쉬고 있어도 월세나 공과금이 나가서…. 가정형편상 금전적인 지원을 못받아요. 그래서 장학금 받은 돈으로 5개월 정도의 월세를 내고 남은 돈을 분할해서 생활비로 쓰고 있어요. 한달에 10만 원 정도를 생활비로 써요. 2월부터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돈을 많이쓰는 타입이 아니라 큰 불편함은 없었는데 살다보니까 샴푸같이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살 돈이 없을 때 되게 서러웠어요."
- 10만 원으로 한달을 어떻게 살고 계세요? 소비 생활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학교에 아침 8시에 가서 밤 9시에 집에 와요. 지출의 대부분이 식비예요. 그래서 대부분 집에서 해먹어요. 요리해놓은 찌개를 삼일동안 먹어요. 그게 별 일은 아닌데 서러울 때도 많았어요. 고향을 갔는데, 엄마가 뭐먹고 싶냐고 물어보신 적이 있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된장찌개 먹고싶다고 얘기하고 엄마가 김, 김치, 찌개 이렇게 세 가지를 식탁에 올려주셨는데 반찬이 너무 많아보이는 거예요. 그때 서럽더라고요. 먹을 걸 마음대로 못 먹으니까.
그리고 여윳돈이 없는 상황에서 추가로 지출할 일이 많이 생긴적도 있어요. 그때마다 이전에 모아놓은 돈에서 조금씩 빼서 써요. 모아놓은 거 다 엄마 드리고 필요할 때마다 몇만 원씩만 달라고 했어요."
- 대부분 학생들은 수업끝나고 다같이 식당에 가서 사먹지 않아요? 그럼 가람씨만 식사를 할 때 집에 가는 거예요?"사먹는 애들도 있는데, 저와 친한 친구들은 각자 집에서 먹어요. 그래서 식사시간만 되면 다 흩어져요. 집에서 요리할 때 비용을 계산해보면, 한번 요리 할 때 3~4천 원 이렇게 써요. 그걸로 3일 내내 먹어요. 매주 한 번씩 선교단체 모임에 가는데 거기서는 밥을 해주세요. 그때 식비는 2천 원이라 부담없이 내고 있어요. 한달이면 8천 원이니까 그렇게 큰 금액이 아니라…. 밥 한끼를 밖에서 사먹으려면 5~6천 원은 들잖아요."
- 우리 프로젝트는 단기적이지만, 만약 평생 기본소득이 지급된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돈을 떠나서 지금 하고 있는 치기공 일은 평생 할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이니까. 음, 평생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시선이 달라질 것 같아요. 먹고 싶은 걸 사먹기도 하고, 돈 걱정 없이 아파보기도 하고. 일본여행 가볼까 계획하기도 하고..."
기계는 점점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좋은 직장'이라고 부르던 곳들이 곧 '사라질 직장'으로 변하고 있다. 숨만 쉬어도 얇아지는 지갑과 먹고 싶은 것도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일상을 산다. 평범하지만, 평범해서는 안 될 대학생의 일상이다. 과연 6개월 동안 지급 될 50만 원의 돈이 김가람씨의 일상에 어떤 시선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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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도입되면 아파도 돈 걱정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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