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까치도 이 땅에 묻히는데...

등록 2017.04.14 20:54수정 2017.04.14 20:5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 조기옥


a

ⓒ 조기옥


a

ⓒ 조기옥


한 아이가 저를 힐끗힐끗 쳐다보았습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했습니다.


"뭐 하고 계세요?" 아이가 물었습니다.
"꽃이 예뻐서 사진 찍고 있어. 그런데 저 나무 아래에 목련은 누가 가져다 놓은 것일까?"
제가 묻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친구랑 저랑 같이 했어요. 까치가 길에서 죽었더라구요. 그래서 묻어주었어요..."
갑자기 목에 뭔가가 걸렸습니다. 겨우 한 마디 건넸습니다.
"참... 잘 했구나. 고맙다..."

아이는 목련으로 만든 까치무덤을 저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아이의 눈이 맑았습니다. 저는 맑은 눈에 기대어 목련 꽃에 마음을 보태 기도했습니다.

길에서 죽은 까치도 묻어주는데 부디 천일 넘게 차가운 바다에 있는 아이들, 부디 무사히 돌아와 이 땅에서 편히 쉬기를.

#목련#고덕주공아파트#까치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모이 #목련 #고덕주공아파트 #까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4. 4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5. 5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