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 현장반구대암각화 현장을 찾은 여행객이 대형 쌍안경으로 암각화를 살피고 있다.
최수상
직접 관람 안 되는 반구대암각화는 "맛없는 식당"반구대암각화는 소위 "직관(직접 관람)"이 안 된다. 축구경기장을 찾았는데 자리가 없어 경기장 밖에서 대형스크린으로 경기를 봐야 하는 것과 같다. 축구경기야 다음에 일찍 예매를 하면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라도 얻지만 반구대암각화는 그런 기회조차 없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보존방안을 둘러싼 논란 때문에 반구대암각화에 대한 국민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반구대암각화를 보기 위해 서울, 경기, 강원, 전북 등 울산과 꽤 거리가 먼 곳에서도 여행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직관 실패"가 주는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행자들은 요즘 '먹방'에서 흔히 쓰는 맛집 표현에 빗대 그 실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 "한 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고 하는 데, 이 표현을 빌려서 비꼰다.
"반구대암각화를 보러 한 번 가본 사람은 있어도 두 번 이상 가본 사람은 없다"고.
현장 찾았지만 보는 것은 모두 '가짜'만두 번 다시 찾지 않은 이유는 반구대암각화를 보기 위해 먼 거리를 달려왔지만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모두 "가짜"이기 때문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현장을 찾아가 보면 반구대암각화에서 대략 100m 떨어진 지점부터 접근이 금지돼 있다. 접근을 가로막은 철제 울타리를 넘으면 곧바로 센스가 작동해 경보음이 울리고 관리인에게 제재를 당하게 된다.
울타리 옆에는 대형쌍안경 3대가 설치돼 있다. 직접 볼 수 없지만 렌즈를 통해서라도 구경하라는 관리당국의 배려다. 하지만 선명하지 않은 렌즈 화질이 오히려 화만 돋운다는 게 여행자들의 하소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