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우 변호사는 뉴저지와 뉴욕에서 시국강연을 하고 있다. 교민 사회에서는 시국강연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 메시지가 확산되고 있다.
교민 제공
교민 사회는 어떨까요? 이곳에 잠깐 머물러 있는 입장이라 교민 사회를 이렇다라고 단정적으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곳에서 화제가 되는 사건을 하나 소개하려 합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에 속했던 김평우 변호사는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뉴저지에서 시국강연회를 열었습니다.
김 변호사는 오는 10일 뉴욕에서 한 차례 더 시국강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는 뉴저지 시국강연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대한민국에서 법치주의가 죽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했습니다. 뉴욕 시국강연회에서도 비슷한 말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김 변호사의 강연 소식에 대한 교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미국에 건너온 지 30년 이상 되신 분들, 그러니까 이민 1세대들은 보수 성향이 강합니다. 이분들은 김 변호사의 강연에 반색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반면 비교적 최근에 미국에 건너온 분들의 성향은 이민 1세대와 확연히 다릅니다.
워싱턴에서 만나 뵌 한 교민은 김 변호사의 강연 소식에 "김 변호사를 앞세워 교민사회를 뒤흔들려하는 것 같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요약하면 국내에서 횡행하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이곳 교민사회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미국 정부의 정책 수립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관철하려면, 무엇보다 한국 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합니다. 현지 동포사회의 목소리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그런데 현지 동포사회는 진영논리에 따라 분열된 것 같은 인상이 강합니다. 심지어 보수성향이 강한 한인 단체가 생각이 다른 동포를 향해 서슴없이 '빨갱이'란 딱지를 붙이는 일도 직접 목격했습니다.
사실 낯 설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미국에 건너와 살면서 동포끼리 단합해도 하루하루 생활하기가 벅찬 게 이민생활의 현실입니다. 단합해야 할 동포사회가 진영논리에 자유롭지 못하다보니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습니다. 사드 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진영에 따라 입장차가 확연합니다. 이런 와중이기에 미국에 우리의 이해를 효과적으로 관철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선 이후 곧장 태스크포스 가동해야 방미 대표단은 지난 5일 워싱턴에서 한반도 전문가인 아시아 이스트 인스티튜트의 스티븐 코스텔로와 면담을 가졌습니다. 이래경 공동대표에 따르면 코스텔로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고 합니다.
"한반도 및 북핵 문제와 관련, 미중 정상회담은 실제적인 합의 없이 끝날 공산이 크며, 트럼프 측에서는 시진핑을 강하게 압박했다고 포장하는 선에서 마무리 될 것이다. 따라서 김대중 대통령이 그랬듯 한국의 새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과감한 제안으로 치고 나가면 미중 모두 출구 전략으로 한국정부에게 의존하며 따라 올 것으로 판단한다. 상황이 어찌됐든 6월중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한반도 및 북핵 전략의 윤곽이 짜지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5월 대선 이후 곧바로 신속실행전략팀을 구성하여 전방위로 접근해야 현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다."스티븐 코스텔로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습니다. 그의 조언은 대선을 앞둔 한국 정부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아무래도 방미 대표단이 거둬들인 가장 의미 있는 조언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5월 대선을 통해 들어설 새정부가 존재감을 드러내기를 바랍니다. 새정부는 전문가들을 총동원해 '햇볕정책'에 버금가는 획기적 제안을 마련해 미국에 내밀어야 합니다. 그래야 미국의 눈길을 잡아끌 수 있습니다.
교민사회도 진영논리를 떠나 고국의 정치적 장래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주기 바랍니다. 한국 정부의 노력과 교민사회의 단합된 목소리가 합쳐진다면 사드가 몰고 온 찬바람을 몰아낼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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