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상사원미얀마 수상사원 차옥탄
김연수
불교의 나라 미얀마 첫 방문지는 마하시 명상 센터다. 센터는 '마하시' 스님이 설립했으며, 명상을 통해 참선의 깨달음을 포교해 미얀마 사람들의 존경을 받은 큰 스님이다.
센터는 본원과 전국에 400개 여개의 지원을 두고 있다. 본원은 참선 수행을 할 수 있는 건물과 스님이 공양하는 식당, 그리고 스님들의 필수품을 판매하는 가게와 기숙사로 이용되는 단층 건물들이 도로변을 따라 늘어서 있다.
명상원은 수행 정진을 위해 일반인 출입이 금지 되어있다. 스님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수행을 할 수 있으며, 외국인 스님은 물론 일반인도 명상이 가능하다. 수행기간은 주 단위와 월, 년 단위며, 우리나라 스님들과 불교 신자, 일반인도 수행을 다녀간다고 한다. '우리도 명상 수행을 신청해 한주일 지내보자'며 가이드가 농담을 던진다. 명상센터 입소 비용은 우리나라 돈으로 한 달에 15만 원 정도다.
명상센터를 찾은 목적은 아침공양에 나서는 스님의 행렬을 보기 위함이다. 스님들은 하루에 두 끼만 공양을 한다. 첫 번째 공양은 오전 10시에서 12시이며, 오후 공양은 해가 넘어가면 언제라도 한다.
마하시 센터 도로변에 하얀 표지석이 길게 늘어서 있다. 우리나라의 비석과 같은데 검은 대리석이 아니라 하얀 돌에 미얀마 글자들이 빼곡하다. 글들은 명상센터 부지와 건축물을 건립할 때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과 기부금액이 적혀있다. 무엇보다 불교의 나라답게 정부 종교청에서 주체가 되어 건립했다고 한다.
스님의 생활상과 아침공양 행렬도로변 기숙사와 생활용품점은 미얀마 정부 종교청 소유로 개인이 위탁운영하고 있다. 용품점은 마하시의 생전과 참선모습을 관람할 수 있는 스크린이 마련돼 있다. 스님들은 돈을 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커다란 부채를 들고 다니는데 부채 한 쪽 면에 돈을 넣을 수 있는 지갑이 달려있다.
스님은 종교청 재정 관리원이 부채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면 그 부채를 들고 외출을 나선다. 물품을 구입하고 주인에게 부채를 내밀면 주머니 속에 있는 돈을 꺼내 물품 가격을 치르고 영수증과 함께 거스름돈을 넣어준다. 스님은 가격이 얼마인지 거스름돈이 얼마 남았는지 확인하지 않는다. 미얀마 사람들은 스님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폭리를 취하지 않고 극진히 대접한다. 부채와 불교 서적, 생필품 등과 영상을 관람하고 공양행렬 견학을 나선다.
스님들은 공양시간에 맞춰 출발지로 건물로 모여 10시에 탁발공양을 하고 길을 나선다. 스님들은 한 줄을 서서 탁발을 나서는데 나이와 입승의 순서로 정해진다. 스님은 붉은 장산을 어깨 걸치고 맨발로 걸어간다. 남자 스님이 먼저 가고, 그 뒤로 연분홍색 장삼을 걸친 여자 스님이 줄을 서서 따른다.
그런데 연분홍 장삼을 걸친 여성은 스님(비구니)이 아니란다. 미얀마는 여자 스님은 없다. 분홍색장삼을 거친 여성은 '틸라신'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불교의 사미니 정도다. 사미니는 스님 되기 위한 계를 수행하는 기간에 있는 예비스님이다. 또한 연분홍색은 여성을 의미한다는 말에 인간을 비롯하여 만물은 평등하다는 진리를 득도한 부처님의 도에 남녀 차별이 존재하는 것 같다. 땅을 바라보고 걷는 '틸라신'의 얼굴에 평온인지 무념인지 알 수 없는 정적이 흐른다.